기고·김종률>입동(立冬)과 불조심 강조의 달
김종률 광주 남부소방서장
입력 : 2024. 10. 31(목) 17:13
김종률 광주 남부소방서장
불의 발견과 이용은 인류가 원시 동물사회에서 인류 문명사회로 발전하게 한 원동력이었으며, 물, 공기와 더불어 불이 없이는 살 수 없는 문명사회의 필수 요소가 됐다. 이처럼 불은 인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부주의한 사용과 관리 부족으로 인해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불의 가장 큰 위험은 화재이다. 부주의하게 다루거나 화재 예방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으면 불이 확산하여 심각한 인명피해와 건물, 주변 환경, 재산에 대한 파괴를 초래한다.

다가오는 11월 7일은 24절기의 19번째 절기인 입동(立冬)이다. 이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여 입동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입동이 다가오면 어르신들은 입버릇처럼 ‘이제 추울 일만 남았네’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입동 무렵의 날씨는 맑다가도 어는 순간 체감온도 영하의 추위가 몰아닥치기도 한다.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불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정부에서는 매년 11월 1일부터 11월 30까지를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각종 불조심 홍보 행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불조심을 생활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1948년 ‘불조심 강조 주간’으로 시행된 이래 올해로 77회째를 맞는 ‘불조심 강조의 달’이다.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크고 작은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막대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하는데 대부분 화기나 난방기구의 사용으로 인한 사소한 부주의와 방심에서 생긴 재난이다.

소방청 겨울철(12.1.~이듬해 2.28.) 소방안전대책 분석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 매년 평균 화재 1만531건, 인명피해 725명, 재산피해 2035억원이 발생하였다. 화재장소는 추운 날씨로 인해 음식물 조리, 난방기구 등 사용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단독주택 등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 화재원인으로는 담배꽁초, 화원방치, 음식물 조리 등 부주의에 의한 화재(48.97%)가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겨울철은 계절적 특성에 따라 화기 및 난방기구 등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화재 위험성이 다른 때보다 매우 높다. 난방기구도 전기 외에 석유, 가스, 화목 등 연료의 종류가 다양해져 이를 다루는 사람의 세심한 주의와 화재예방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불조심 표어 중 가장 오래된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표어가 있다. 화재가 늘어나는 겨울철을 대비해 화재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고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사용했다. 불조심 표어와 포스터를 보면서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불조심이 곧 나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고 인식하고 가정이나 직장 등 생활공간에서 화재예방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남부소방에서는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아 시민과 함께하는 119안전체험 한마당, 어린이 불조심 포스터 그리기 공모전, 소방안전 공모전 및 광주소방 화보 전시회, 다문화가족 등 화재안전 취약계층 소방안전교육, 119청소년단과 함께하는 학교안전교육, 전통시장 화재예방 캠페인, 불조심 현수막 게첨 및 SNS 등 온오프라인 홍보,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의무 설치 및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 등 다양한 예방활동을 추진한다.

불조심 중요성을 강조하고 화재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불조심 강조의 달’이 효과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민의 관심과 동참이 필수적 요소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화기·전기·가스 등을 사용할 때는 안전수칙 준수와 정기적 점검을 실시하고, 생활 주변에 화재위험 요인은 없는지 재차 확인했으면 한다.

올겨울에는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표어를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겨울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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