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발위>“오폐수도 다시 쓴다”…재생수 생산 ‘뉴워터’ 기술 주목
<7>싱가포르에서 답을 찾다(中) 수자원 관리 전략
지속가능 물 재활용 시스템 '세계 최고'
다중여과공법 통해 생활·산업용수 재생
국립수자원국서 물 공급·집수 통합 관리
‘모두를 위한 물’…물 부족 대응방안 마련
지속가능 물 재활용 시스템 '세계 최고'
다중여과공법 통해 생활·산업용수 재생
국립수자원국서 물 공급·집수 통합 관리
‘모두를 위한 물’…물 부족 대응방안 마련
입력 : 2024. 10. 23(수) 16:55
싱가포르가 물 부족 위기 극복을 위해 뉴워터 프로젝트, 저수지 건설, 해수담수화 등 다양한 수자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싱가포르 도시개발청(URA센터) 내에 마련된 도시 모형 전시관.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가뭄과 수자원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각 국가마다 지속 가능한 물 관리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싱가포르의 수자원 관리 시스템이 글로벌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인 싱가포르는 국민들에게 지속 가능한 수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재생수 생산 등 획기적인 물 관리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연구에 매진한 끝에 현재는 세계 각지에서 벤치마킹이 잇따르는 ‘물 선진국’으로 부상했다.
●‘4개의 수도꼭지’ 통해 수자원 확보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국토 면적이 좁고, 자연적으로 생겨난 강이나 호수 등이 없는 지리적 특성상 자체적으로는 수자원 수요를 충당할 수 없어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로부터 물을 수입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민들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워터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물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국가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오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수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재사용을 통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1970년대부터 오폐수 재활용, 저수지 건설, 해수담수화 등에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 왔다.
현재 싱가포르의 수자원 확보 방안은 크게 4가지로 나뉘는데, 이를 ‘4개의 수도꼭지’라 부른다.
첫번 째는 말레이시아 조호르 주로부터 송수관로를 연결해 원수를 공급받는 ‘물 수입’으로, 싱가포르 전체 물 수요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두번 째는 하수를 여과하고 자외선을 소독한 뒤 고도의 정수처리 작업을 거친 뒤 재사용하는 ‘뉴워터’다. 비중은 30%에 해당한다.
세번 째는 저수지로, 빗물 집수시스템을 통해 활용하고 있다. 물 수요 충당 비중은 20% 정도다. 마지막 네번 째는 바닷물에서 염분 등 용해물질을 제거한 후 사용하는 해수담수화로, 비중은 10%다.
●세계 최고 품질 재생수…획기적 하수 재처리 기술
싱가포르의 4가지 수자원 확보 방안 가운데 가장 획기적인 것은 ‘뉴워터(NEWater)’ 기술이다. 싱가포르의 뉴워터는 심각한 물 부족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수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뉴워터의 핵심은 가정이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를 정수해 음용수 이상의 재생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2007년부터 5년간에 걸쳐 ‘뉴워터 프로젝트’를 추진, 하수 등의 수처리 기술 연구·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 전체 하수의 절반을 정수해 깨끗한 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뛰어난 하수 재처리 기술을 통해 세계 최고 품질을 갖춘 재생수를 만들어 내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뉴워터로 재탄생되는 가정, 공장 및 산업시설 등의 하수·폐수는 지하 10~20m에 구축된 ‘대심도 하수처리터널(Deep Tunnel Sewerage System)’을 통해 베독, 크란지, 울루판단, 창이 등 5개의 뉴워터 공장으로 옮겨진다.
뉴워터 공장으로 집수된 하수·폐수는 초미세여과, 역삼투압, 자외선 소독 등 3단계 다중여과공법을 거친 뒤 뉴워터로 생산된다. 하루 생산 규모는 22만8000톤에 달한다. 1단계인 초미세여과 작업은 울트라 여과막을 이용해 미세입자와 박테리아 제거하는 과정이다. 2단계 역삼투압 과정에서는 매우 작은 구멍이 있는 반투막을 사용해 바이러스, 박테리아, 농약 등을 제거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자외선 소독을 통해 남아있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뉴워터는 일반적으로는 웨이퍼(반도체 소재의 얇은 조각) 제조 공장과 같은 불순물이 없는 물이 필요한 곳에서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가뭄 등으로 인해 음용수가 부족할 때에는 저수지의 원수와 혼합해 수돗물로 공급된다. 도입 초기에는 국민들의 거부감이 심해 공업 및 산업용수로만 사용됐지만, 이후 인식 개선으로 음용수, 생활용수로 활용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060년까지는 전체 물 수요의 55%를 뉴워터로 공급할 계획이다.
물의 재활용을 통해 세계 최고 품질을 갖춘 뉴워터는 싱가포르 국립 수자원국(PUB·Public Utilities Board)에서 생산, 관리한다.
국립 수자원국은 지속 가능성 및 환경부(MSE) 산하의 법정 위원회로, 싱가포르의 물 공급, 집수 및 사용한 물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수자원 기관이다.
국립 수자원국은 수자원 집수 시스템, 배수 시스템, 수자원 공사, 수자원 매립 플랜트 및 하수 시스템으로 구성된 전국의 상수도 공급 시스템을 규제하고 감독한다.
지난 1963년 설립됐으며 직원수는 3000여명에 달한다. 비전은 ‘모두를 위한 물, 모두가 물을 원합니다’로 물에 대한 절실함을 담았다.
로고는 3개의 파란색 소용돌이를 사용해 물순환을 모방하는 타원형으로 수도 서비스, 하수도, 배수를 의미한다.
●대규모 해수담수화로 물 자급율 제고
싱가포르 정부는 뉴워터와 함께 해수담수화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해수담수화는 물 생산 비용이 많이 소요되지만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아 상시 운영이 가능하고, 물 자급율을 높이는데도 효과적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해수담수화를 통한 물 자급율 비중을 현재 10%에서 오는 2060년까지 최대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싱가포르에는 총 5개의 해수담수화 시설이 있다. 2005년 싱스프링을 시작으로, 투아스프링(2013년), 퉁클리(2018년), 마리나 이스트(2020년), 주롱섬(2022년) 등에 시설을 구축했다. 이 중 퉁클리 시설은 31만8000㎥의 담수 규모로 가장 크다. 2022년 설립된 주롱섬 담수화 시설은 최첨단 시스템을 자랑한다. 축구장 5개 크기인 3.7㏊ 규모의 템부스 복합단지로부터 바닷물을 받아 식수를 생산한다. 최대 13만7000㎥ 규모의 담수 기능을 갖고 있으며, 기존 발전소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도 내면서 1000여 세대 공동주택 전력공급량을 절약할 수 있는 등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절수 캠페인·스마트폰 앱 통해 물 절약 ‘생활화’
물 값이 비싸기로 악명 높은 싱가포르의 국민들은 물 절약이 생활화됐다. 싱가포르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이 2021년 기준 158ℓ에 불과할 정도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물 사용량의 절반 수준이다.
싱가포르 정부도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물 절약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상 생활 속 물 절약을 위해 △상하수도 요금 체크하기 △샤워시간 줄이기 △싱크대에 물 받아서 쓰기 △빨래 모아서 하기 △물 재사용 하기 △물이 새는 곳 바로 수리하기 △변기 사용 물 반으로 줄이기 등 7가지 절수 방법을 연중 홍보하고 있다.
또 물 절약을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이용자가 스마트 수량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물 사용량을 한 눈에 알 수 있고, 물이 새면 경고 표시가 떠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물 사용량의 5%를 감소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가전제품에 절수 효율성 등급을 표기한 ‘물 효율 라벨’도 도입했다.
물 사용이 많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가장 효율성이 낮은 0등급부터 가장 높은 3등급까지 4개 등급을 표시하는 데, 브이(V) 모양의 체크가 많을수록 절약 기능이 우수한 제품이다.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인 싱가포르는 국민들에게 지속 가능한 수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재생수 생산 등 획기적인 물 관리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연구에 매진한 끝에 현재는 세계 각지에서 벤치마킹이 잇따르는 ‘물 선진국’으로 부상했다.
싱가포르의 15번째 저수지이자 대규모 댐 시설인 ‘마리나 베라지’의 모형. |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국토 면적이 좁고, 자연적으로 생겨난 강이나 호수 등이 없는 지리적 특성상 자체적으로는 수자원 수요를 충당할 수 없어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로부터 물을 수입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민들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워터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물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국가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오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수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재사용을 통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1970년대부터 오폐수 재활용, 저수지 건설, 해수담수화 등에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 왔다.
현재 싱가포르의 수자원 확보 방안은 크게 4가지로 나뉘는데, 이를 ‘4개의 수도꼭지’라 부른다.
첫번 째는 말레이시아 조호르 주로부터 송수관로를 연결해 원수를 공급받는 ‘물 수입’으로, 싱가포르 전체 물 수요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두번 째는 하수를 여과하고 자외선을 소독한 뒤 고도의 정수처리 작업을 거친 뒤 재사용하는 ‘뉴워터’다. 비중은 30%에 해당한다.
세번 째는 저수지로, 빗물 집수시스템을 통해 활용하고 있다. 물 수요 충당 비중은 20% 정도다. 마지막 네번 째는 바닷물에서 염분 등 용해물질을 제거한 후 사용하는 해수담수화로, 비중은 10%다.
싱가포르의 도시개발 계획을 담당하는 도시개발청(URA센터) 내에 싱가포르의 도시개발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다. |
싱가포르의 4가지 수자원 확보 방안 가운데 가장 획기적인 것은 ‘뉴워터(NEWater)’ 기술이다. 싱가포르의 뉴워터는 심각한 물 부족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수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뉴워터의 핵심은 가정이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를 정수해 음용수 이상의 재생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2007년부터 5년간에 걸쳐 ‘뉴워터 프로젝트’를 추진, 하수 등의 수처리 기술 연구·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 전체 하수의 절반을 정수해 깨끗한 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뛰어난 하수 재처리 기술을 통해 세계 최고 품질을 갖춘 재생수를 만들어 내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배출되는 하수·폐수를 집수해 재처리 과정을 거쳐 음용수 이상의 품질을 갖춘 재생수를 생산하고 있는 ‘뉴워터’ 공장. 싱가포르 국립 수자원국 홈페이지 |
뉴워터 공장으로 집수된 하수·폐수는 초미세여과, 역삼투압, 자외선 소독 등 3단계 다중여과공법을 거친 뒤 뉴워터로 생산된다. 하루 생산 규모는 22만8000톤에 달한다. 1단계인 초미세여과 작업은 울트라 여과막을 이용해 미세입자와 박테리아 제거하는 과정이다. 2단계 역삼투압 과정에서는 매우 작은 구멍이 있는 반투막을 사용해 바이러스, 박테리아, 농약 등을 제거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자외선 소독을 통해 남아있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뉴워터는 일반적으로는 웨이퍼(반도체 소재의 얇은 조각) 제조 공장과 같은 불순물이 없는 물이 필요한 곳에서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가뭄 등으로 인해 음용수가 부족할 때에는 저수지의 원수와 혼합해 수돗물로 공급된다. 도입 초기에는 국민들의 거부감이 심해 공업 및 산업용수로만 사용됐지만, 이후 인식 개선으로 음용수, 생활용수로 활용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060년까지는 전체 물 수요의 55%를 뉴워터로 공급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국립 수자원국(PUB) 로고. |
국립 수자원국은 지속 가능성 및 환경부(MSE) 산하의 법정 위원회로, 싱가포르의 물 공급, 집수 및 사용한 물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수자원 기관이다.
국립 수자원국은 수자원 집수 시스템, 배수 시스템, 수자원 공사, 수자원 매립 플랜트 및 하수 시스템으로 구성된 전국의 상수도 공급 시스템을 규제하고 감독한다.
지난 1963년 설립됐으며 직원수는 3000여명에 달한다. 비전은 ‘모두를 위한 물, 모두가 물을 원합니다’로 물에 대한 절실함을 담았다.
로고는 3개의 파란색 소용돌이를 사용해 물순환을 모방하는 타원형으로 수도 서비스, 하수도, 배수를 의미한다.
싱가포르의 도시개발 계획을 담당하는 도시개발청(URA 센터) 내 전시관에 싱가포르의 도시개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
싱가포르 정부는 뉴워터와 함께 해수담수화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해수담수화는 물 생산 비용이 많이 소요되지만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아 상시 운영이 가능하고, 물 자급율을 높이는데도 효과적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해수담수화를 통한 물 자급율 비중을 현재 10%에서 오는 2060년까지 최대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싱가포르에는 총 5개의 해수담수화 시설이 있다. 2005년 싱스프링을 시작으로, 투아스프링(2013년), 퉁클리(2018년), 마리나 이스트(2020년), 주롱섬(2022년) 등에 시설을 구축했다. 이 중 퉁클리 시설은 31만8000㎥의 담수 규모로 가장 크다. 2022년 설립된 주롱섬 담수화 시설은 최첨단 시스템을 자랑한다. 축구장 5개 크기인 3.7㏊ 규모의 템부스 복합단지로부터 바닷물을 받아 식수를 생산한다. 최대 13만7000㎥ 규모의 담수 기능을 갖고 있으며, 기존 발전소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도 내면서 1000여 세대 공동주택 전력공급량을 절약할 수 있는 등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절수 캠페인·스마트폰 앱 통해 물 절약 ‘생활화’
물 값이 비싸기로 악명 높은 싱가포르의 국민들은 물 절약이 생활화됐다. 싱가포르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이 2021년 기준 158ℓ에 불과할 정도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물 사용량의 절반 수준이다.
싱가포르 정부도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물 절약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상 생활 속 물 절약을 위해 △상하수도 요금 체크하기 △샤워시간 줄이기 △싱크대에 물 받아서 쓰기 △빨래 모아서 하기 △물 재사용 하기 △물이 새는 곳 바로 수리하기 △변기 사용 물 반으로 줄이기 등 7가지 절수 방법을 연중 홍보하고 있다.
또 물 절약을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이용자가 스마트 수량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물 사용량을 한 눈에 알 수 있고, 물이 새면 경고 표시가 떠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물 사용량의 5%를 감소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가전제품에 절수 효율성 등급을 표기한 ‘물 효율 라벨’도 도입했다.
물 사용이 많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가장 효율성이 낮은 0등급부터 가장 높은 3등급까지 4개 등급을 표시하는 데, 브이(V) 모양의 체크가 많을수록 절약 기능이 우수한 제품이다.
싱가포르=김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