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머니머신"이라는 트럼프… 집권 시 방위분담금 재협상 우려
입력 : 2024. 10. 16(수) 09:36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을 거론하며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지칭하는 등 망언에 가까운 허위사실을 쏟아내 논란이다.

15일(현지시간) 트럼프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 자신이 대통령 재임 시절 수많은 불합리한 협정을 바로잡았다고 주장하는 도중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을 거론했다.

그는 자신이 집권하기 전까지 한국은 6·25 전쟁 이후 방위비 분담금을 낸 적이 없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다시 무임승차하게 됐다는 허위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는 “나는 한국에 ‘미안하지만 우리 군대 비용을 당신들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곳에 4만명의 군대가 주둔해 있고, 당신들은 부자 나라가 됐다고 했다”며 “그들은 ‘안 된다. 우리는 돈을 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전쟁 이래 돈을 내지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니, 당신들은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고, 연간 50억달러로 시작해도 되냐고 물었다. 그들은 정신이 나가버렸고, 20억달러에 동의했다. 나는 20억달러를 공짜로 받아냈다”고 과시했다.

트럼프는 다음 해 분담금을 50억달러로 상향하려 했다고 설명하면서 “트럼프가 아닌 바이든이 당선된 것을 보고 가장 기뻐한 것이 한국 사람들이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온 뒤 다시 한국은 아무것도 내지 않게 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용인으로 한국이 다시 제대로 된 방위비 분담금을 내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는 “만약 지금 내가 그 자리(대통령)에 있었다면, 한국은 연간 100억달러(약 13조6550억원)를 우리에게 지불했을 것이다.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다”며 망언을 쏟아냈다.

이와 같은 트럼프의 주장은 자신이 동맹국들에게 적정한 대가를 받아냈다는 점을 자국민들에게 강조하기 위해 대표적으로 한국 사례를 과장하고 왜곡한 것이라는 평가다.

한미는 최근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재협상을 통해 2026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보다 8.3% 올린 1조5192억원으로 결정했다.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 방위비 분담금을 거의 지불하지 않았다거나,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분담금을 대폭 낮췄다는 주장도 거짓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인 지난 2016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약 9441억원이었고,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20년에는 약 1조389억원이었다. 주한미군 주둔 규모도 2만8500명 수준이다.

다만, 사실관계를 차치하고도 이와 같은 발언 등은 트럼프가 현재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 불만을 지닌 것이 분명하다는 해석이다.

한미는 앞서 SMA 재협상을 이뤄냈지만, 트럼프 재집권 시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협정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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