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박우량>섬섬(島)마다 헌사롭게, 1004의 정원을 꿈꾸며
박우량 신안군수
입력 : 2024. 10. 03(목) 17:40
박우량 신안군수
추석까지 이어졌던 무더위가 이제야 한풀 꺾이며 지역마다 가을 방문객 맞이가 한창이다. 우리 신안군도 지난달 병풍도 맨드라미 축제를 열고, 높아진 가을 하늘만큼이나 많은 관광객이 지역을 찾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우리 군은 지난 민선 7기부터 ‘1섬 1정원’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1004개의 섬마다 그 독특함을 담아내는 핵심(Core)정원을 만들고 1년 사계절 꽃을 피워내겠다는 대계(大計)를 실현해가고 있다. 총 22개 정원을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지금까지 16개 정원이 완성되었고, 붉은꽃 정원, 백서향 정원 등 6개 정원이 더 조성될 예정이다.

첫 시작은 2018년 ‘수선화의 섬’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가고 싶은 섬’ 사업대상지였던 선도에, 현복순 여사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수선화를 식재하고, 수선화의 섬 조례를 제정했다. 이듬해 2019년에는 섬 수선화 축제를 개최했다. 이후로도 수선화, 유채, 금영화 등 13헥타르(ha) 정원 공간을 조성하였고, 올해 수선화 축제에는 2만 명이 다녀갔다.

도초도에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국을 심고, 2020년부터는 ‘명품숲길’ 사업으로 팽나무 716그루를 식재했다. 팽나무 10리길을 조성해서 팽나무 길부터 수국정원에 이르는 ‘환상의 정원’을 구현했다. 올해 수국축제는 3만 명이 방문할 만큼 한여름 무더위에도 그 저력을 보인 축제였다.

병풍도에도 2019년 맨드라미 정원을 조성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18헥타르(㏊) 정원을 가꾸었다. 매년 열리는 ‘섬 맨드라미 축제’에는 1만2000여 명이 찾고 있어 명실상부 힐링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아울러 내년에는 장산도 ‘화이트정원’, 옥도 ‘작약의 섬’을 본격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전남균형발전30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정원을 만드는 것 외에도 기존에 조성했던 튤립공원(임자도), 분재공원(압해도), 휴양림(자은도)을 튤립홍매화정원, 분재정원, 뮤지엄파크로 개편하는 한편, 퍼플섬에는 버들마편초, 아스타, 라벤더 등 계절마다 다른 보라 꽃으로 정원을 가꾸어 문화와 예술이 생동하는 정원 공간을 만들고 있다.

물론 ‘1섬 1정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에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우선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다행히 군 의원들께서도 지역의 획기적인 발전을 바라며 한목소리로 협조해주셨고, 2019년 한 해에만 ‘맨드라미의 섬 조례’를 비롯한 정원 섬 조례 13건이 일괄 통과될 수 있었다. 2023년에는 정원 조성을 위해 원포인트 추경예산편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도 흔쾌히 동의해주셨다. 이 글을 빌려 신안군 의회 의장님과 의원님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주민들의 지지와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낼지도 고민이었다. 그러나 퍼플섬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주민들도 ‘내 고향’, ‘내 섬’의 브랜드화를 소망하며, 정책에 지지를 보내시는 분들이 크게 늘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장기적으로 7000억원이라는 그 많은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우리 군은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수목을 직접 구매·식재하고 또한 ‘정원수 사회적 협동조합’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이는 주민들이 협동조합에 참여해서 정원수를 키우고 군에서 그 정원수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협동조합 현지 조달 등 다양한 방법으로 3800억원(53%)을 절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안군 정원수 사회적 협동조합 정책’은, 조달가보다 저렴한 비용, 높은 활착률, 주민소득 증대, 주민참여 확대와 자긍심 제고라는 일석오조(一石五鳥) 효과가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었다.

우리 군은 단지 정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넘어, 가까운 미래에 ‘국가 섬 정원’을 비전 삼아 ‘1섬 1정원’ 프로젝트를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거센 바닷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두 세기가 넘는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가거도의 나한송처럼 우리 군의 1섬 1정원 프로젝트가 흔들리지 않도록 신안군민들과 독자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성원을 바라며 기고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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