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지령 1만호>책임감과 항상 동행하는 기자 될 것
●수습기자의 각오
입력 : 2024. 05. 21(화) 10:23
박찬 전남일보 34기 수습기자. 나건호 기자
전남일보는 ‘어두운 과거에 진실의 빛을 비추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탄생한 개혁신문입니다. 1980년대 전두환 독재정권은 언론통폐합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멀게 했지만, 민주화를 향한 국민의 열의는 탄압보다 뜨거웠고 공포정치보다 매서웠습니다. 국민의 민주주의를 위한 열망은 전남일보 탄생 배경의 중심이자 변하지 않을 사시로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3개월간 수습기자 타이틀을 달고 ‘전남일보’의 일원이 돼 경험해 온 시간은 지역 대표 정론지가 갖는 책임의 무게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나날이었습니다. 또한 시민이 기자를 믿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살려 이야기를 전달해 줄 때 비로소 안전한 사회를 요구할 힘이 생긴다는 걸 배웠습니다. 하지만 시민이 믿고 이야기를 전달해 줄 수 있는 기자가 되기 위해선 준비된 자세와 태도가 필요합니다.

배우 고(故) 이선균씨 사건은 언론의 한계와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입니다. 당시 언론은 의혹과 추문이 뒤섞인 정황만을 가지고 쓴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이선균씨가 마약 투옥 혐의가 입증되어 처벌받기도 전에 단순 의혹만으로 조사 과정에서 이런 광범위한 노출에 시달린 이유는 그가 유명 배우였기 때문입니다. 한 개인에게 큰 관심이 쏠린 사건에서 언론은 더 신중해야 합니다. 보도를 축소시키거나 대중의 관심을 다른 뉴스로 돌리자는 게 아닙니다. 당시 본질적인 마약 투약 의혹에 더 집중하고 경찰이 의혹만으로 그런 강도 높은 수사를 하는 게 정당한지에 대한 보도가 함께 쏟아져 나왔다면 언론은 해당 사건에서 더 균형감 있는 역할을 했을 겁니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 부끄럽지 않은 기자가 되기 위해선 언론의 의무와 한계를 모두 통감할 줄 알아야 합니다.

100% 중립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공정의 길로 나아갈 순 있습니다.

국민의 삶이 지금보다 좀 더 공정해질 수 있게 만드는 게 기자의 사명이라 여기며 책임감을 항상 동행하겠습니다.
박찬 수습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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