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단지서 청소차량에 초등생 치여 숨져
입력 : 2024. 10. 30(수) 18:40
광주 북부경찰.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후진하던 청소차량에 치인 초등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폐기물 수거 차량이 사설업체일 경우 안전 사각지대가 존재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광주 북부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0분께 북구 신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후진하던 5톤 청소차량이 초등학교 1학년생 A양을 치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A양은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차량에는 40대 후반 운전자 B씨가 탑승해 있었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폐기물을 싣기 위해 창고로 후진하며 이동하던 중 A양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음주나 무면허 상태는 아니었다.

해당 차량은 사고가 난 아파트에서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 북구 소관이 아닌 사설업체에 위탁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자체의 생활 폐기물 수집·운반을 대행하는 업체의 청소 차량은 후방영상장치가 설치돼야 하며 3인 1조원칙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사설업체의 경우 ‘폐기물 처리 신고 업체’에 속해 폐기물관리법과 환경부의 작업안전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 작업을 하거나 후방영상장치가 없어도 법적 처벌 대상이 아닌 상황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생활 폐기물을 사설업체를 이용해 처리하고 있어 안전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철 광주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폐기물 차량같은 경우 어린 아이들의 통행이 잦은 주택가와 학교 인근서 운행하는 경우가 잦은만큼, 운전자 시야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안전장치 설치 의무화 등이 검토돼야 한다”며 “2-3인의 근무인원을 1개조로 해서 동승자가 먼저 내려 차량을 유도하는 등 안전수칙이 제도화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B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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