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충장로 ‘여름 축제’ 상권 살리는 계기 되길
광주의 문화적 매력 보여줘야
입력 : 2024. 07. 25(목) 17:32
26일과 27일 광주 충장로 5가 일대에서 ‘도깨비 여름 비어(beer) 축제’가 열린다. (사)충장상인회와 상가 상인들이 협업해 준비한 이번 행사의 취지는 관광객에게 덥고 습한 날씨를 날려버릴 시원함을 선사하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복고풍 포장마차 콘셉트로 충장상권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도깨비 여름비어 축제가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 대표 맥주축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한때 호남 최대 상권으로 각광받았던 충장로는 광주가 방사형으로 커지면서 2010년대 이후 상권이 크게 쇠퇴하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충장로와 금남로의 집합상가 공실률은 지난 2023년 3분기 기준 1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전체 상가 공실률이 6.3%인 것을 감안하면 충장로 인근 상가의 공실률이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더욱이 광주시가 임동과 어등산, 광천동 유스퀘어 등에 대형 유통시설을 유치키로 하면서 미래도 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특색 있는 축제를 진행하는 것은 침체된 지역을 살리고 광주의 문화적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충장로 4~5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청년들이 직접 플리마켓을 꾸려 추진하는 ‘충장 청년 상생 마켓’도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지역 커뮤니티의 결속을 다지는 중요한 기회다. 버스킹 등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도 쇠퇴하는 충장로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기 충분하다. 맥주 축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정기적으로 개최될 경우 충장로의 새로운 전통이나 명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광주 동구와 충장상인회 등은 이번 축제가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활력 넘치는 충장로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축제를 마련해야 한다. OB맥주 광주공장이라는 광주만의 하드웨어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관광객과 지역민은 돈벌이만을 위한 축제보다 매년 여름이면 누구나 기다려지는 그런 축제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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