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3년 5개월만에 3000 돌파
외국인 매수에 경기 부양 기대, 관세 불안 완화…한달 반만에 500포인트 올라
7월 어닝시즌 전후 단기조정 이후 상승세 재개 전망…"자금 유입 본격화 아직"
입력 : 2025. 06. 20(금) 11:11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09포인트(0.04%) 오른 2,978.83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8.78포인트(0.29%) 오른 2,986.52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20일 코스피 지수가 3년 5개월 만에 300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새 정부 정책 기대감·외국인 복귀·관세 불확실성 완화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진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 5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1.44포인트(0.72%) 오른 2,999.18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 자본시장 디스카운트 요인 해소와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 이에 따른 외국인의 강도 높은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대내적으로는 강력한 경기 부양책에 따른 경기 반등, 상법 개정 등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원화 추가 절상 가능성 등의 호재가 있었고 대외적으로는 관세 불확실성 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이 허니문 랠리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1분기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당기 순이익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20% 가까이 상회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나타낸 것도 상승의 원인 중 하나다.

코스피는 5월 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으로 수급이 유입되며 밴드 상단을 돌파했고, 이후 미중 긴장 완화에 힘입어 외국인이 한국 증시로 복귀하면서 저평가 매력이 있는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에 자금이 유입됐다.

대선을 전후해서는 새 정부 정책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지난해 4월 수준을 상회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17조원 수준까지 치솟는 등 거래도 활발해졌다.

5월 초만 해도 2500대 중반에 위치했던 코스피는 풍부한 수급과 정책 호재에 두 달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5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며 3,000선 복귀에 성공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급등의 각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수가 30% 가까이 급락한 이후 확장재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40% 넘게 상승한 2020년 4월에서 7월까지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2020년 당시 코스피가 약 두 달간 조정 후 재차 상승했는데, 이번 급등이 2차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도체 펀더멘탈 회복에 기인한 외국인의 삼성전자[005930] 매수, 자본시장 선진화 관련 정책 동력의 재개, 금리인하와 미국 증시의 상대 강도 약화 및 개인의 유동성 추가유입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미 3000선 회복 과정에서도 수일간 상단이 제한되며 저항받는 모습이 관찰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코스피가 3,000선 이상에서 안착하려면 성장에 대한 확신과 함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1배 이상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돼야 한다"며 "수출 증가율 확대, 품목별 관세 완화, 기업이익 증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5월부터 수출이 역성장하는 등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저조할 가능성이 있고 다음 달에는 70여개국 상호관세 유예 종료, 품목별 관세 조사 발표 등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어 현재의 기세가 단기적으로 조정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급등 수준은 금융 위기 이후 5번 정도의 사례가 있는 강력한 단기 랠리로, 일반적인 등락 국면의 범위를 상향 돌파했다"며 역시 7월 어닝시즌을 전후로 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2009년 이후 현 수준의 랠리 5번 중 금융위기 직후 사례를 제외한 최근 3번의 사례에서는 평균 -4.9%에 단기 조정폭이 관찰됐다.

다만 추경 등에 따른 국내 경기 반등 기대감과 외국인 매수 전환에 따른 수급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단기 조정 이후에는 다시 상승 기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코스피가 20% 넘게 상승했으나 현재 밸류에이션은 아직 중립 수준이고, 외국인과 개인 자금의 유입이 본격화하지 않았다"며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현재 이익 추이대로라면 연말에는 3,100선에 도달할 수 있다. 잉여 유동성 확대에 주가수익비율(PER) 상승까지 반영한다면 3,400선까지 고점을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소영 기자ㆍ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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