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텃밭이 아니라 죽비”…김문수 “보수도 5·18 새겨야”
광주·나주서 호남 첫 유세 맞대결
李 “광주 AI 중심도시 적극 지원”
金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
尹 탈당엔 “정치 전술”…“뜻 존중”
李 “광주 AI 중심도시 적극 지원”
金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
尹 탈당엔 “정치 전술”…“뜻 존중”
입력 : 2025. 05. 18(일) 18:1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7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제21대 대통령선거를 2주일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등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진보 진영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보수의 불모지에서 두 후보는 각자 다른 메시지로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서울에서 청년층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전라남도 나주와 광주를 돌며 지지층 총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나주에서 첫 유세를 열고 “호남은 텃밭이 아니라 살아 있는 죽비”라며 “민주당은 호남을 무조건적인 지지 세력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언제든 징치할 수 있다는 게 호남 민심”이라며 “그래서 민주당은 늘 호남 앞에 두려움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농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농업인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후보는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농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쌀값 안정화와 공익형 직불제 확대를 통해 농업인의 기여에 마땅한 보상을 하겠다”며 “햇빛 농사, 바람 농사 시대를 열고 송전비용을 반영한 전기요금 차등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유세에서는 광주를 인공지능 중심 도시로 만들기 위해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최대로 배치하겠다고 했더니 2000장 이상은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며 “수용이 불가능하다면 수용 가능하도록 키우면 된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광주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무안군수와 통화로 대화를 나눴다.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시면 제가 직접 관리해 깔끔하게 정리하겠다”며 “충분한 대화와 이해를 통해 공항을 신속히 이전하고, 돈이 부족하면 정부 지원을 통해 반드시 활로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17일 오전 기습 탈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이 제명했어야 한다. 진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치 전술상 보인 태도”라고 일갈했다.
같은 날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김문수 후보는 방명록에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라고 적은 후 윤상원·박관현 열사의 묘역을 차례로 찾았다. 박 열사의 묘 앞에서 한참을 머무른 김 후보는 “박 열사가 돌아가신 뒤 제가 광주교도소 같은 방에 수감됐었다. 5월만 되면 늘 아픈 추억이 떠오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후보는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광주·전남·전북 현장회의에서 “5·18은 부패하고 독재하는 정치를 용납하지 말라는 광주의 명령”이라며 “보수 진영도 이 정신을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도 5·18의 희생자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던 시대의 고통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이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탈당과 관련해서는 “그 뜻을 존중한다. 재판도 잘 받고 건강에도 유의하길 바란다”며 예우하는 입장을 보여 논란을 키웠다.
이준석 후보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이뤄진 젊은의사포럼 강연에 참여해 “지금의 2030 세대, 또는 40대 초반까지의 젊은 세대만으로는 50대, 60대, 70대 등 더 큰 세대 집단의 정치적 영향력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한 세대의 지지에만 의존할 수 없다. 최소한 다른 한 세대 이상을 설득하고 함께 가야 한다. 그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고 소통하는 것이 저와 우리 당이 풀어야 할 과제이며, 지금도 그걸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5·18 45주년 기념일인 18일 이재명 후보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과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등은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월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전날 묘역에 참배한 김문수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5월은 아름다운 계절이기도 하지만 가슴 아프고 슬픈 계절이기도 하다”며 “유족들과, 여전히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김용태 국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저희가 반성해야 한다. 비상계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무엇보다 저희가 계속 잘못했다는 마음을 갖고 바뀌어 가겠다는 진정성이 중요한 것 같다”며 “앞으로 광주 시민 여러분들, 호남분들,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광주의 영령을 모시는 데 소홀함이 없을 것”이라며 “(5·18 이후) 45년 만에 비상계엄 사태를 보며 많은 분이 충격을 받았고, 특히 광주 시민의 충격이 더 했을 것이다. 빨리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전라남도 나주와 광주를 돌며 지지층 총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나주에서 첫 유세를 열고 “호남은 텃밭이 아니라 살아 있는 죽비”라며 “민주당은 호남을 무조건적인 지지 세력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언제든 징치할 수 있다는 게 호남 민심”이라며 “그래서 민주당은 늘 호남 앞에 두려움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농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농업인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후보는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농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쌀값 안정화와 공익형 직불제 확대를 통해 농업인의 기여에 마땅한 보상을 하겠다”며 “햇빛 농사, 바람 농사 시대를 열고 송전비용을 반영한 전기요금 차등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유세에서는 광주를 인공지능 중심 도시로 만들기 위해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최대로 배치하겠다고 했더니 2000장 이상은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며 “수용이 불가능하다면 수용 가능하도록 키우면 된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광주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무안군수와 통화로 대화를 나눴다.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시면 제가 직접 관리해 깔끔하게 정리하겠다”며 “충분한 대화와 이해를 통해 공항을 신속히 이전하고, 돈이 부족하면 정부 지원을 통해 반드시 활로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17일 오전 기습 탈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이 제명했어야 한다. 진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치 전술상 보인 태도”라고 일갈했다.
같은 날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김문수 후보는 방명록에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라고 적은 후 윤상원·박관현 열사의 묘역을 차례로 찾았다. 박 열사의 묘 앞에서 한참을 머무른 김 후보는 “박 열사가 돌아가신 뒤 제가 광주교도소 같은 방에 수감됐었다. 5월만 되면 늘 아픈 추억이 떠오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후보는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광주·전남·전북 현장회의에서 “5·18은 부패하고 독재하는 정치를 용납하지 말라는 광주의 명령”이라며 “보수 진영도 이 정신을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도 5·18의 희생자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던 시대의 고통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이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탈당과 관련해서는 “그 뜻을 존중한다. 재판도 잘 받고 건강에도 유의하길 바란다”며 예우하는 입장을 보여 논란을 키웠다.
이준석 후보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이뤄진 젊은의사포럼 강연에 참여해 “지금의 2030 세대, 또는 40대 초반까지의 젊은 세대만으로는 50대, 60대, 70대 등 더 큰 세대 집단의 정치적 영향력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한 세대의 지지에만 의존할 수 없다. 최소한 다른 한 세대 이상을 설득하고 함께 가야 한다. 그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고 소통하는 것이 저와 우리 당이 풀어야 할 과제이며, 지금도 그걸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5·18 45주년 기념일인 18일 이재명 후보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과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등은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월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전날 묘역에 참배한 김문수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5월은 아름다운 계절이기도 하지만 가슴 아프고 슬픈 계절이기도 하다”며 “유족들과, 여전히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김용태 국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저희가 반성해야 한다. 비상계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무엇보다 저희가 계속 잘못했다는 마음을 갖고 바뀌어 가겠다는 진정성이 중요한 것 같다”며 “앞으로 광주 시민 여러분들, 호남분들,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광주의 영령을 모시는 데 소홀함이 없을 것”이라며 “(5·18 이후) 45년 만에 비상계엄 사태를 보며 많은 분이 충격을 받았고, 특히 광주 시민의 충격이 더 했을 것이다. 빨리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