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인문학>신화와 종교에 담긴 주황색의 의미
(294) 주황색과 시대 그리고 세대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입력 : 2025. 05. 14(수) 14:33
달라이 라마.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색채와 시대

초기 르네상스 시절 열아홉 색으로 물들인 천 조각 리스트에는 동방의 색인 남색 계통에 대해 극히 제한되어 있고, 진홍색과 주황색 그리고 진한 보라색을 많이 볼 수 있다.

프로테스탄트와 앵글로색슨(Anglo Saxon) 사람은 오렌지색으로 상징된다.

봉건시대 포고 관리들은 문장(紋章)의 상징색을 9가지로 사용하였다. 주황색은 힘과 인내력을 상징한다.

●색채와 종교

종교의 행사 색으로, 주황색은 만성절 전야를 나타낸다.

로마인들이 바쿠스(Bacchus)라고 불렀던 디오니소스(Dionysus)는 다산과 몰아(沒我) 그리고 포도주의 신이며, 세속적인 즐거움의 신으로 주황색 옷을 입었다. 바쿠스를 숭배하는 사원에는 여자 사제만 있으며, 그들은 주황색 옷과 포도잎의 화관 그리고 포도주에 취해 있었다.

로마 가톨릭교회(Roman Catholic Church, 천주교)의 교리에 의하면, 주황색 문장은 힘과 인내력을 나타낸다. 주홍색(진홍색, scarlet)은 음란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색은 가톨릭 추기경 제복의 색이기도 하지만, 로마 가톨릭교회를 멸시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이 쓴 ‘주홍 글씨’에는 간통한 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다. 간통한 자의 가슴에 주홍색 천으로 ‘A(adultery 간통)’자를 새긴다.

불교에서는 주황(사프란)이 최고의 깨달음 색으로 불교의 상징색이 되었으며, 한 장의 천으로 몸을 감는 승려의 옷 색이다. 타이, 버마, 인도, 네팔의 승려들은 주황색 법의를 입고 있으며, 이 색은 봉사와 지복(至福) 그리고 사랑을 의미한다. 주황색은 깃발의 색으로 불교를 상징하지만, 또한 ‘용기’와 ‘희생정신’을 상징한다. 티베트 불교의 수장인 달라이 라마는 언제나 주황색 옷을 입고 있다.

오쇼 라즈니쉬(Osho Rajneesh)는 제자들에게 주황색 옷을 입도록 권했지만, 자신은 하얀색 옷을 입고 다녔다.

●색채와 연령

미국 여성 심리학자들인 알슐러(Alschuler, R. H.)와 해트윅(Hattwick, La Berta Weiss)은 그들이 함께 쓴 저서 ‘그림과 개성’에서 미술 정신요법에 관한 직업과 학문을 연구하였다.

이것은 미술표현을 통한 인간의 개성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 색채는 그림으로 나타난 단순한 양상보다도 어린이의 정서적 본질과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어린이들은 형태보다 색채에 대해 더 민감하고, 순수한 즐거움을 색으로 즐긴다. 그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의 자제와 품성을 기름으로 본래의 색 호소력을 다소 상실하게 된다.

어린아이들은 빨간색, 주황색, 분홍색, 노란색과 같은 따뜻하고 밝은색을 선호한다. 이러한 색에서 그들의 내적 감정이 해방된다.

주황색을 좋아하는 어린이는 주위에 잘 적응하는 사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개중에 강한 감정을 표현하거나 약간 두려운 어린이가 그것을 위장하기 위하여 사용할 때도 있다. 공상을 즐기는 어린이가 현실 생활에서 도피하려는 심리적 반영으로도 볼 수 있다.

프러시아령(領) 카셀에서 출생한 독일의 심리학자인 카츠(Katz, David)는 그의 저서인 ‘색의 세계’에서 어린아이 시절에 좋아하는 색의 순서를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어린아이 시절에 좋아하는 색의 순서는 빨강, 파랑, 초록, 자주, 주황, 노랑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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