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이명노>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
이명노 광주시의원
입력 : 2024. 10. 10(목) 18:11
이명노 광주시의원
“올해는 가능하면 결혼도 하고 싶어요.”라고 배시시 웃으며 1월에 인터뷰를 했던 젊은 의원이 10월 말 결혼을 한다.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고 올 6월 떨리는 마음으로 한 청혼을 받아줬다. 의정활동과 병행하는 결혼 준비가 쉽지는 않지만 점점 다가오는 결혼에 대한 설렘은 매일 배가 되고 있다.
예로부터 관혼상제를 인륜지대사라고 한다. 그러나 요새 그런 결혼이 점점 뜸해지고 비혼주의자가 늘어가고 있다. 인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맞이하는 큰 행복을 두고 왜 그 행복과 멀어지고 있을까. 각자 이유가 있겠지만 그게 외부 요인에 의한 결심이라면 안타까운 일이다. 혼인율이 떨어지면 출산율 또한 자연스레 떨어지기 마련이라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실제 광주의 혼인 건수는 2013년 8800건에서 2023년 4000건으로 10년 새 반토막이 넘게 떨어졌다. 그와는 다르게 최근 결혼식장 대관이 1년 걸린다는 말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텐데 진정 혼인과 출산을 장려하려면 지자체는 그 모든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해결책을 설계해야 한다.
딱 1년 전쯤, 광주시 여성가족국 행정사무 감사에서 위 데이터를 두고 공공청사와 관광지를 결혼식장으로 개방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기성 웨딩홀이 결혼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소위 말하는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와 예식장 대관이 시민들에게 부담으로 지워진다면 우리시는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짐을 덜어드릴 필요가 있다는 접근이었다. 다행히 서울시에서 작년부터 추진한, 시청 등 22개의 관광자원을 대관하는 “나만의 결혼식”이라는 사업이 선례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제안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강기정 시장께서도 다음날 간부회의를 통해 전날 행감에서 좋은 제안이 나왔다며 우리도 준비 해보자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방법은 이렇다. 공휴일과 주말 등을 활용해 무료로 시민들께 시청을 비롯한 인기 있는 관광지를 대관하고 다수의 모범 야외 웨딩업체를 선정해 각 업체가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신혼부부가 선택하여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는 사업이다. 관광자원 홍보와 활성화는 물론이고 점점 고가로 치닫고 있는 결혼식장 업계의 의도적이지 않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시민들께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이점도 있을 것이다. 과거 지역 선배들께서 1년에 300건도 넘게 치르곤 했다는 광주 시민회관 결혼식 등을 생각하면 그리 낯선 일도 아니다.
혼인율 문제가 웨딩업계의 잘못이라는 건 결코 아니다. 수요가 있으니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을 더 아름다운 곳에서 편하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더 호화로운 결혼식을 원하는 동안 업계는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고, 형성된 시장은 1인당 식대가 85000원을 호가하며 식수 보증 인원으로 250명의 식권을 선구매해야 하는 조건까지 걸고 있다. 그런 부담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주저하는 결과를 낳는다면 이는 웨딩 업계에도 악영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어쨌든 그런 제안을 하고 1년이 지났지만 행정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지 못했다. 그래서 비록 완성된 사업은 없지만 선례를 통해 사업을 만들도록 해보자는 쉽지 않은 시도를 결심했다. 마침 결혼이 청사 관리 규정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대상도 아니거니와 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주요 행사도 없는 시기라서 가능한 일이다.
광주시청 잔디광장에서 결혼을 한다. 정치인이 지닌 책임은 좋은 문화를 앞장서서 시도하고 만드는 것도 있다고 생각했다. 식사도 출장뷔페와 인근 식당을 함께 섭외해 지역 상권과 상생하고자 한다. 시의원이라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다행히 현재도 우리 시민 모두가 할 수 있는 결혼식이나 누구도 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기성 식장에서 결혼하는 것보다 고민하고 준비할 것이 많지만 언젠가 시민들께서 편히 이용할 상상을 하면 이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 물론 이 유쾌한 시도를 흔쾌히 함께할 결심을 해준 사랑하는 약혼자에게 한없이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 의회에서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다 아름다운 우리 시청 앞 광장을 바라본다. 선선한 가을날이지만 어느 잔디밭을 가도 보이는 돗자리 펴고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 하나 없는 아까운 공간이다. 언젠가 이곳도 시민들께서 여유를 찾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광주시청은 시민의 것이다.
예로부터 관혼상제를 인륜지대사라고 한다. 그러나 요새 그런 결혼이 점점 뜸해지고 비혼주의자가 늘어가고 있다. 인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맞이하는 큰 행복을 두고 왜 그 행복과 멀어지고 있을까. 각자 이유가 있겠지만 그게 외부 요인에 의한 결심이라면 안타까운 일이다. 혼인율이 떨어지면 출산율 또한 자연스레 떨어지기 마련이라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실제 광주의 혼인 건수는 2013년 8800건에서 2023년 4000건으로 10년 새 반토막이 넘게 떨어졌다. 그와는 다르게 최근 결혼식장 대관이 1년 걸린다는 말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텐데 진정 혼인과 출산을 장려하려면 지자체는 그 모든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해결책을 설계해야 한다.
딱 1년 전쯤, 광주시 여성가족국 행정사무 감사에서 위 데이터를 두고 공공청사와 관광지를 결혼식장으로 개방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기성 웨딩홀이 결혼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소위 말하는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와 예식장 대관이 시민들에게 부담으로 지워진다면 우리시는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짐을 덜어드릴 필요가 있다는 접근이었다. 다행히 서울시에서 작년부터 추진한, 시청 등 22개의 관광자원을 대관하는 “나만의 결혼식”이라는 사업이 선례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제안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강기정 시장께서도 다음날 간부회의를 통해 전날 행감에서 좋은 제안이 나왔다며 우리도 준비 해보자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방법은 이렇다. 공휴일과 주말 등을 활용해 무료로 시민들께 시청을 비롯한 인기 있는 관광지를 대관하고 다수의 모범 야외 웨딩업체를 선정해 각 업체가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신혼부부가 선택하여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는 사업이다. 관광자원 홍보와 활성화는 물론이고 점점 고가로 치닫고 있는 결혼식장 업계의 의도적이지 않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시민들께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이점도 있을 것이다. 과거 지역 선배들께서 1년에 300건도 넘게 치르곤 했다는 광주 시민회관 결혼식 등을 생각하면 그리 낯선 일도 아니다.
혼인율 문제가 웨딩업계의 잘못이라는 건 결코 아니다. 수요가 있으니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을 더 아름다운 곳에서 편하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더 호화로운 결혼식을 원하는 동안 업계는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고, 형성된 시장은 1인당 식대가 85000원을 호가하며 식수 보증 인원으로 250명의 식권을 선구매해야 하는 조건까지 걸고 있다. 그런 부담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주저하는 결과를 낳는다면 이는 웨딩 업계에도 악영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어쨌든 그런 제안을 하고 1년이 지났지만 행정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지 못했다. 그래서 비록 완성된 사업은 없지만 선례를 통해 사업을 만들도록 해보자는 쉽지 않은 시도를 결심했다. 마침 결혼이 청사 관리 규정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대상도 아니거니와 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주요 행사도 없는 시기라서 가능한 일이다.
광주시청 잔디광장에서 결혼을 한다. 정치인이 지닌 책임은 좋은 문화를 앞장서서 시도하고 만드는 것도 있다고 생각했다. 식사도 출장뷔페와 인근 식당을 함께 섭외해 지역 상권과 상생하고자 한다. 시의원이라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다행히 현재도 우리 시민 모두가 할 수 있는 결혼식이나 누구도 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기성 식장에서 결혼하는 것보다 고민하고 준비할 것이 많지만 언젠가 시민들께서 편히 이용할 상상을 하면 이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 물론 이 유쾌한 시도를 흔쾌히 함께할 결심을 해준 사랑하는 약혼자에게 한없이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 의회에서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다 아름다운 우리 시청 앞 광장을 바라본다. 선선한 가을날이지만 어느 잔디밭을 가도 보이는 돗자리 펴고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 하나 없는 아까운 공간이다. 언젠가 이곳도 시민들께서 여유를 찾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광주시청은 시민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