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다영>'전국 교류 체험학습'을 제안합니다
이다영 포항시의원
입력 : 2024. 05. 22(수) 17:47
이다영 포항시의원
올해로 4번째 광주에 왔다.

지난 2021년 위덕대학 총학생회장 때 모교 교수의 5·18 관련 망언을 대신 사죄하기 위해 처음 찾은 이후로 5·18민주묘지에 헌화와 참배를 이어갔다. 올해는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전하며 44년 전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민주열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매년 5·18을 전후해 광주를 방문하면서 이 역사의 현장을 어릴 때부터 접해 본다면 그 무엇보다 훌륭한 민주주의교육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필자도 교과서, 다큐로만 보던 5·18현장을 세세한 설명을 통해 듣고 보게 되니 그 당시의 비참하고 슬펐던 상황과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던 열사들의 마음이 전해져 직접적 경험의 감동이 더 크게 전해졌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처럼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타개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학생 시절부터 서로 교류하며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 등 체험학습으로 대부분 수도권 놀이공원, 유명 관광지를 가고 있다. 이런 기회를 좀 더 교육적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민주주의 시민교육으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더불어 동·서로 극명하게 나뉘어져 갈등과 반목이 심해지고 있는 현 상황을 이런 교류를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이나 특정 지역에 치우친 체험학습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지역사회를 제대로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서쪽의 민주화 관련 경험, 동쪽의 산업화 관련 경험의 상호교류를 통해 대립과 반목이 아닌 이해와 화합의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들 또한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포항지역 학생들이 5·18묘역과 전일빌딩에서 그날의 진실을 제대로 듣고 본다면, 광주지역 학생들이 포스코에서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과정을 듣고 이해한다면 이런 것들이 정말 민주화와 산업화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더해서 체험학습을 위해서 발생하는 비용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정치, 교육, 사회, 문화 등의 이점이 분명한 만큼 당장 어떠한 것보다 실제적이고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지난해에만 교육재정기부금이 7조5000억원 남아돌았다고 한다. 이런 남아도는 교육재정을 사회적 통합과 민주주의교육을 위해 쓴다면 교육적 효과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경쟁 위주의 교육시스템 아래 많은 학생이 협력을 통한 민주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체험 중심의 민주시민 사회교육은 단지 교육적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협력하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다.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좀 더 먼 미래를 보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게 가치 있는 일임을 알기에 지역의 일꾼들이 나서주시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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