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김문수 지지 선언에 호남 정치권·시민사회 ‘강력 반발’…“광주정신 모독·정치적 자살행위”
양부남 “민주당 대표 지낸 분이…”
강 시장·김 지사 “내란세력과 동조”
文정부 인사들 정책포럼 즉각 제명
고향 영광 “믿음을 준 군민에 상처”
입력 : 2025. 05. 27(화) 18:02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개헌·공동정부’ 합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제21대 대선 사전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해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정가는 이를 ‘내란 세력과의 야합’으로 규정, 그의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27일 서울 여의도 새미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김 후보는 치열하고 청렴하게 살아온 인물로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고 제7공화국 시대를 준비할 적임자”라며 “국민의힘과 △공동정부 구성 △개헌 추진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및 총선과 대선 동시 실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고문의 지지 선언에 광주·전남 정치권은 강하게 비판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선대위 총괄상임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민의 압도적 지지로 민주당 대표까지 올랐던 이낙연 고문이 이제 와서 5·18 정신을 폄훼한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 것은 충격적”이라며 “호남을 배신하고 광주정신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아바타인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한 권력에 동조하는 것”이라며 “민심을 거스린 정치인을 ‘압도적 정권교체’로 심판해 달라”고 덧붙였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SNS를 통해 비판에 가세했다. 이들은 “한덕수와의 단일화 시도만으로도 호남에 씻을 수 없는 배신감을 줬는데, 이제는 내란 동조세력과 손을 잡았다”며 “그는 시민을 배신하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며 이번 선거의 의미를 통째로 부정했다. 이낙연 이름 석자를 호남에서 지우자”고 밝혔다.

정진욱(광주 동남갑) 의원은 “이낙연이 마침내 내란 세력과 한 몸이 되겠다는 본색을 드러냈다”며 “반역사적이고 반민주적 야합은 국민과 역사 앞에서 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지원(해남·완도·진도)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담양 유세 현장에서 지역민들이 ‘이낙연은 사람도 아니다’, ‘광주에 발도 못 붙이게 해야 한다’고 격렬히 비판했다는 반응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정치 배신자의 말로는 패륜아보다 더 가혹하다”고 비난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선거대책위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27일 광주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민의 압도적 지지로 민주당 대표까지 올랐던 이낙연 고문이 이제 와서 5·18정신을 폄훼한 김문수를 지지하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는 호남을 배신하고, 광주정신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뜨겁다.

광주·전남 185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광주비상행동’은 논평을 내고 “이낙연 고문이 내란세력과 손잡으면서 정치적 욕망의 민낯을 드러냈다”며 “정치생명의 호흡기를 스스로 떼어냈다”고 규탄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 된 정책포럼 ‘사의재’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낙연 고문을 즉각 제명했다. 사의재는 “내란을 옹호하는 세력과 공동정부를 구성한다는 것은 포럼의 목적과 가치에 명백히 반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이낙연 고문의 결정을 명백한 전략적 실수로 평가하고 있다. 당초 그는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추진했으나 무산됐고, 이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연대마저 불발되자 결국 김문수 후보와 손을 잡는 노선 전환을 선택했다. 정치적 신념보다는 ‘자리와 생존 욕심이 초래한 선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고문의 고향이자 지역구였던 영광지역위 관계자는 “자신을 키워준 호남과 김대중 대통령을 배신한 것에 비통함을 감출 수 없다”며 “한때 새시대를 위해 함께 도전했던 모습은 어디로 갔나. 끝까지 믿음을 줬던 군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최악의 선택을 한 그를 이제는 잊겠다”고 통탄했다.

지역민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시민 정성민(52)씨는 “총리 시절 그를 지지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기억이 있다. 도지사까지 했던 사람이 지역에 대한 존중을 보여야 하는데, 이번에 확실히 광주와 전남을 버렸다”고 말했다.

박효원(37)씨도 “더는 이 고문에 대해 논하고 싶지 않다”면서 “그가 어디서 정치를 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광주·전남은 아닐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욱·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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