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탄생부터 한강까지…미디어아트에 담긴 시대별 '광주정신'
내달 2일 광주실감콘텐츠큐브
1년의 제작 기간, '무등, …'
시각·청각·감성적 요소 아울러
"위기마다 나라 구한 정신 조명"
입력 : 2025. 04. 28(월) 17:36
융복합 홀로그래피 미디어아트 공연 ‘무등, 바다와 대지의 노래’가 다음달 2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남구 송하동에 자리한 광주실감콘텐츠큐브에서 선보인다. 사진은 해당 작품의 한 장면. (주)아트주 제공
정지 장군부터 한강 작가에 이르기까지 ‘광주정신’은 호국이자 어둠 속에서 빛을 비추는 토양이었다. ‘어머니 산’ 무등산의 작명에 담긴 ‘등급을 매길 수 없다’는 평등사상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발휘되는 정신적 기반이 됐다. 고려시대 정지 장군의 호국 정신을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김덕령 장군과 이순신 장군이 계승했으며 이때 정립된 의병 정신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발화됐다. 무등산의 탄생부터 한강 작가의 오월문학까지를 망라해 시대별 ‘광주정신’을 최첨단 기술로 풀어낸 예술이 펼쳐진다.

(재)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지원하고 (주)아트주가 제작한 대형 미디어아트 작품 ‘무등, 바다와 대지의 노래’가 다음달 2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남구 송하동에 자리한 광주실감콘텐츠큐브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의 총괄기획은 정헌기 (주)아트주 대표가, 총연출은 신도원 미디어아티스트가 맡았다. 이한주 음악감독이 작곡, 마고유니버스 무용단이 무용에 참여했다. 1년여에 걸쳐 제작된 대작으로 광주의 역사적 여정을 그린다.

작품은 무등산의 탄생부터 고려와 조선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광주정신’의 흐름을 웅장하고 깊이 있는 서사로 풀어낸다. 무등산은 8700만년 전 화산 폭발로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바다에서 솟구친 뜨거운 용암은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굳어지면서 주상절리와 같은 독특한 지형을 형성했다. 이런 탄생 과정은 마치 고난과 시련 속에서 피어난 광주 사람들의 혁명사를 상징적으로 반영한다. 무등산은 지리적으로 우수해 ‘등급을 매길 수 없다’는 의미로 ‘무등’이라 작명됐으나, 동시에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품는 평등의 정신도 담겨 있다. 이같은 평등 정신은 지역민들의 정신적 토양이 됐다.

융복합 홀로그래피 미디어아트 공연 ‘무등, 바다와 대지의 노래’가 다음달 2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남구 송하동에 자리한 광주실감콘텐츠큐브에서 선보인다. 사진은 해당 작품의 한 장면. (주)아트주 제공
이번 작품은 총 6막으로 구성됐다. 1막 ‘광주의 탄생’에서는 무등산의 탄생설화, 2막 ‘정지장군의 노래’에서는 정지장군의 정신과 공을 담았다. 3막 ‘김덕령 장군의 노래’는 호국 정신의 계승, 4막 ‘임진왜란’은 이순신 장군의 승리 과정을 보여준다. 이어 5막 ‘이별의 노래’는 역사 속에서 나라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다 희생된 영웅들에 대한 애도의 장을 펼치며 6막 ‘광주여 희망이여’는 현대에서 ‘광주정신’이 소설 ‘소년이 온다’ 등으로 이어진 과정과 광주의 민주 연대 정신으로 확장된 일련의 과정을 담았다.

각 막은 다양한 시대와 상황을 서정적이고 다채로운 시각 언어로 표현하며 변화하는 호국정신과 민중의 저항을 음악과 무용, 현대적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풀어낼 전망이다.

작품을 선보이는 광주실감콘텐츠큐브 VX스튜디오는 층고 5m 이상의 웅장한 공간으로 아시아 대표 시각효과(VFX) 제작 스튜디오로 꼽힌다. 고성능 렌더팜 시스템, 디지털 색보정실(DI), 음향제작실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춘 이곳에서 작품은 압도적인 몰입도와 완성도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아트 영상과 함께 전문 무용수들의 현대적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시각·청각·감성적 요소가 하나로 융합된 신개념 종합예술이 펼쳐질 예정이다.

정헌기 (주)아트주 대표는 “무등산에서 시작된 광주정신은 시대마다 재정립되며 역사적 위기를 극복하는 빛이 돼 왔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광주의 정신을 국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그 의미를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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