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임택>충장축제와 함께 ‘세계축제도시’로 거듭난 광주 동구
임택 광주 동구청장
입력 : 2024. 10. 10(목) 18:10
매년 10월 충장축제 기간이면 ‘차 없는 거리’가 운영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축제장 곳곳을 누볐다. 제21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개막한 10월 2일부터 폐막하는 6일까지 닷새간 금남로와 충장로, 5·18민주광장, 예술의 거리 일원에서 수많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징검다리 연휴에 소나기로 궂은 날씨였지만 유모차를 끌고 나오거나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 친구들과 몰려온 학생들, 다정한 연인·친구들의 모습까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금남로와 충장로 등 거리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기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일원은 세계 각국의 뮤지션들의 버스킹 공연을 관람하러 온 젊은 청춘들, 그리고 옛 추억에 잠긴 이들로 가득했다.

모름지기 ‘대동(大同) 축제’라 하면 축제장을 찾은 모든 이들이 주인이 되는, 다시 말해 특정인으로부터 좌우되는 일회성 대형 이벤트가 아닌 모두가 함께 즐기고 화합하는 소통의 장이다. 올해 충장축제 역시 ‘대동’을 콘셉트로 하루에 한 번은 큰 이벤트를 선사하는 ‘1 Day, 1 Big event’를 통해 시민이 주인이 되는 축제의 정신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추억 감성 콘서트’, 도로 위가 도화지가 되는 ‘길 위에 스케치북’, 청년기획단 찐이가 운영하는 ‘추억놀이터 찐이학교’, 프로 복서와의 스파링과 말싸움 등 재미를 더한 ‘복싱장 배틀’, 2천여 명이 장구로 하나 되는 ‘아랑고고장구 플래시몹’ 등은 오감(五感)을 사로잡았다.

올해 처음 도입한 시민 기획 5종 프로그램은 ‘시민 주도형 축제’가 되는 의미 있는 도전이기도 했다. ‘충장 의상실’, ‘명인·명장과 함께하는 충장 레트로 체험 여행’, ‘충장축제 Build up! 추억으路 모테부러’, ‘아트 스트리트’, ‘충장축제와 함께하는 금남지하도상가 대축제’ 등이 바로 그것.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소소한 볼거리와 체험을 즐기는 게 바로 축제장의 매력 아니겠는가. 각 공간의 개성을 살려 전문가 컨설팅을 받은 시민들이 조선대 충예기획단과 협업·운영했는데 1년 중 이 기간에만 한정적으로 즐길 수 있기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방문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기성세대들에겐 추억을 되새기고, MZ세대들에겐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늘 주요 축제장과 거리가 멀었던 추억의 테마 거리도 메인무대 옆으로 옮겨 동선은 줄이고, 시·청·촉·후·미각 등 오감을 테마로 하는 힙한 공간으로 꾸며 전 연령대가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했던 건 단연 축제의 꽃인 ‘파이어아트 퍼레이드’였다. 움직이는 뮤지컬이라 할 정도로 13개 행정동 주민들의 상상력이 더해진 상징 모뉴먼트를 대형수레에 올려 의상과 분장, 음악, 특수효과까지 완벽함을 더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火)’을 테마로 하는 화려한 불꽃 퍼포먼스는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축제 기간 내내 볼 수 있었던 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낭만적인 ‘로맨스 파이어’는 물론 금남로 전역에서 펼쳐지는 한국·태국·대만 등 국내외 파이어 아티스트가 선보이는 ‘파이어 버스킹’은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보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그토록 뜨겁던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시작과 함께 21회 충장축제도 대성황을 이루며 막을 내렸다. 최근에는 20년간 쌓아온 충장축제의 결실들이 인정받았다. 세계축제협회(IFEA)로부터 광주 동구가 ‘세계축제도시’로 지정됐고, 축제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피나클 어워드에서도 퍼레이드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이제 성년을 넘어 세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글로벌 축제로 도약 중인 올해 충장축제가 남긴 ‘추억은 멈추지 않고 우리 기억 속에 켜켜이 쌓여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이번 충장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세계축제도시’로 거듭난 인문도시 광주 동구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충장축제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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