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85% “추석 연휴에도 일한다”
알바천국, 설문결과 작년보다 늘어
경기불황 여파…“매출 기대는 낮아”
입력 : 2024. 09. 12(목) 16:22
자영업자 4명 중 3명이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이 지속되자 명절에도 문을 열어 매출을 확보하려는 의도지만, 자영업자들은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혀 “문은 열지만, 매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이 지속되자 명절에도 문을 열어 매출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혀 “명절 연휴에도 매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2일 알바천국이 자영업자 회원 96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자영업자의 85.4%가 ‘추석에도 가게를 연다’고 답했다. 자영업자 4명 중 3명이 연휴에 쉬지 못하고 문을 여는 셈이다. 지난해 추석에는 79.7%가 ‘문을 연다’고 답했다. 반면 연휴에 영업하는데도 불구하고 매출이 평소보다 늘 것이라고 기대한 자영업자는 47.6%로, 지난해(51.1%)보다 낮게 나타났다. 지난해 6일에서 올해 5일로 연휴 기간이 하루 짧아진 데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추석 연휴에 매장을 운영하는 이유로는 ‘조금이나마 수익을 내기 위해서(39.0%, 복수 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런 가운데 일부 광주지역 자영업자들도 “쉬지 않고 문을 열 예정이지만, 매출 상승은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서구 유촌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소모(55)씨는 “경기 불황이 아니더라도 자영업자들은 연휴에 가게 문을 닫지 못한다. 사람들이 외식을 많이 하는 주말·휴일에 문을 닫는 건 매출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주요 일정이 있는 추석 당일만 쉬고 계속 영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전처럼 ‘명절 특수’를 노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문을 열든 닫든 손해를 보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동구 충장로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여의주(37)씨도 “높은 월세 등으로 인해 하루라도 쉬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명절에도 쉬지 않고 가게를 열 예정”이라며 “평상시보다는 명절 연휴의 매출이 조금 늘겠지만, 큰 기대감은 없다. 예년 같으면 연휴를 대비해 서울에 가서 판매 물량을 많이 떼 오는데 올해는 물량을 늘리지 않았다. 인건비 부담으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지 않은지도 2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반면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충장로에서 와인 전문점을 운영하는 오다혁(30)씨는 “명절 당일과 다음날까지 이틀 쉴 예정이다. 날마다 다르지만 명절에는 선물 준비를 위해 와인을 구매해 가는 손님들이 많아 연휴가 다가오면 매출이 30% 정도 상승하는 편이다”며 “‘와인 추석 선물’ 홍보 현수막을 내 거는 등 매출 상승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박모씨는 “기대감은 있지만, 이후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는 반응이다. 그는 “연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가는 등 소비자들이 국내를 떠나는 경우도 많지만, 휴일에는 충장로에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평소보다 매출이 증가하는 편이다”면서도 “추석 연휴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 있지만, 명절 전후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여 매출이 더욱 하락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형마트·백화점·지하상가 등 점포 휴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아야 하는 일부 자영업자들은 “문을 열고 싶어도 열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금남지하도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상가 휴일에 따라 문을 닫기 때문에 정해진 휴일 빼고는 모두 문을 열 예정이다. 연휴에 문을 열고 싶어도 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명절이라고 해서 매출이 크게 상승할 거라는 기대감은 없지만, 언제 손님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문을 닫을 수는 없다”며 “경기침체가 심각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지금이 매출 타격이 더 큰 것 같다. 온라인 쇼핑 등 소비 패턴도 변화하니 자영업자들이 살아남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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