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납부예외 비중 증가…공적연금 ‘사각지대’
광주·전남 납부중단 16.6%·13.1%
저소득층 보험료지원 활용 필요
공단 “취약계층 홍보 활동 강화”
입력 : 2024. 08. 15(목) 18:02
국민연금에 가입한 저소득층이 10명 중 4명에 불과할 정도로 ‘공적연금의 사각지대’가 큰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광주 북구 대인교차로에서 한 어르신이 폐지가 가득 실린 수레를 끌고 있다. 뉴시스
국민연금에 가입한 저소득층이 10명 중 4명에 불과할 정도로 ‘공적연금 사각지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의 ‘우리나라 노후소득 보장체계의 재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소득수준 ‘하’ 그룹의 국민연금(특수직역연금 포함) 가입률은 40.96%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38.81%에서 겨우 2.15%p 늘어난 수치로, 소득수준 ‘중’, ‘상’ 그룹 가입률의 절반에 불과했다.

소득수준 ‘상’ 집단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80.46%로, 고소득층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2009년 73.62%로 이미 70%를 넘겼다. 소득수준 ‘중’ 집단의 가입률 역시 2009년 64.47%에서 2021년 78.09%로 13.62%p 증가했다. 소득수준 분류는 20~59세 근로 연령 세대를 대상으로 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중위 임금의 3분의 2 이하면 ‘하’, 중위 임금의 1.5배 초과면 ‘상’, 그 중간은 ‘중’으로 정의했다.

광주·전남지역도 국민연금 납부 중단 중인 납부예외자(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광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역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광주 51만3429명, 전남 69만68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업장가입자’는 광주 30만4631명, 전남 43만3293명으로 나타났다. 사업장가입자를 제외한 개인 자격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지역가입자 중 ‘소득신고자’는 광주 10만863명, 전남 13만1332명이었다. ‘임의가입자’, ‘임의계속가입자’ 등을 제외한 지역가입자 중 납부 중단 중인 ‘납부예외자’, 즉 저소득층 가입자는 광주 8만5120명, 전남 9만808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16.6%, 13.1%에 달했다.

저소득층의 경우 비정기적 소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을 세금으로 인식하고 가입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또 휴업 중인 사업자나 정기소득이 없는 프리랜서 등은 가입을 피하거나 납부를 중단하기도 한다. 저소득자 기준은 사업장가입자를 제외한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등 개인 자격으로 국민연금에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지역가입자 현황을 토대로 판단하며, 지역가입자 중 국민연금 납부를 중단 중인 ‘납부예외자’는 저소득층으로 분류된다.

이에 국민연금 광주본부는 ‘지역 설명회’, ‘현장 홍보’ 등을 통해 광주·전남지역의 노후 준비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주본부는 저소득가입자의 공적연금 가입 기피를 해소하기 위해 2022년부터 국민연금 제도에 도입된 ‘지역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 제도’를 홍보하고 있다. 연금보험료 지원 제도는 사업중단, 실직, 휴직 등 경제적 사유로 납부 예외 중인 저소득 지역가입자(종합소득 1680만 원 미만, 재산세 과세표준액의 합계가 6억원 미만)가 납부 재개 시 보험료를 지원하는 제도다. 광주·전남에서 이 제도를 이용한 사람은 2022년 1953명에서 2023년 6966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3993명이 신규로 지원 제도를 활용해 납부예외자에서 소득신고자로 전환됐다.

자발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임의 가입 제도도 꾸준히 신청자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재 신청자는 광주 1580명, 전남 1486명 등 3066명으로, 상반기에만 지난해 신청자 수의 65%를 달성했다. 지난해 가입자 수는 광주 2415명, 전남 2286명 등 총 4701명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전환 및 증가 추세에도 전체 가입자의 약 15%에 육박하는 저소득층은 여전히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저소득층의 노후 빈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저소득층이 자발적으로 국민연금 가입 및 납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저소득층이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연금보험료 지원 제도’ 등을 인지할 기회가 적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민연금 광주본부는 직장인 등 지역민을 대상으로 설명회 및 홍보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만,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하는 ‘찾아가는 홍보활동’ 등은 그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광주본부는 국민연금 가입 기피 계층이 국민연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언론 홍보 활동, 공공기관 홍보물 비치 등의 활동을 늘려가겠다는 입장이다.

윤중선 국민연금 광주본부 본부장은 “먹고 사는 것만으로 바쁜 소외계층·취약계층은 공단에서 진행하는 설명회 등에 참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는 홍보 활동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며 “공적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지역사회 소외계층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전남도정 소식지(전남새뜸) 기고, 보도자료 배포 등을 활발히 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주 모이는 읍·면·동 주민센터나 노인복지관, 대중교통 등에 국민연금 홍보물 비치를 늘리고 소외계층 가입률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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