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마라톤>운동 입문 1년…“아빠의 끈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하프코스 남자 우승 김우빈씨
입력 : 2025. 04. 20(일) 18:50
20일 열린 호남마라톤대회 남자 하프코스에서 김우빈(29·광주 달리기교실)씨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최동환 기자
20일 열린 호남마라톤대회 남자 하프코스에서 우승한 김우빈(29·광주 달리기교실)씨가 트로피와 상장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동환 기자
전국의 마라토너들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영산강변을 달리며 제22회 호남마라톤에 참가해 시원한 봄날의 경주를 만끽했다. 극심하게 변덕을 부린 봄비에도 참가자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상계엄의 여파와 기나긴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지친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내 마라톤 저변 확산과 생활체육 활성화 등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는 10㎞와 하프(21.095㎞) 등 2개 부문에서 열띤 레이스가 펼쳐졌다.

남자 하프코스 우승은 김우빈(29·광주달리기교실)씨가 1시간22분19초21의 기록으로 2위 김승형(1시간23분05초84)씨에 불과 40여초 차 앞설 정도로 치열한 레이스를 펼쳤다. 3위는 김혜원(1시간23분46초94)씨가 기록했다.

여자부 하프코스 우승자는 권순희(54)씨다. 권순희씨는 1시간33분20초91의 기록으로 2위 차명미(1시간48분10초56)씨를 15분여 차로 따돌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어 김혜경(1시간53분44초01)씨가 3위로 골인했다.

10㎞ 남자부에선 양정모(39·오픈케어)씨가 35분44초92의 기록으로 2위 최요인(37분03초71)씨를 1분여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3위는 37분58초04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명철씨였다.

10㎞ 여자부는 김미선(48·화순 더원크루)씨가 43분56초77로 1위를 차지했다. 46분15초38로 1위에 3분 차 뒤져 골인한 이미림씨가 2위를 기록했고, 3위 장희수(46분27초24)씨가 뒤를 이었다.

각 부문에서 영광의 1등을 차지한 우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제22회 호남마라톤대회 남자 하프코스에서 우승한 김우빈(29·광주 달리기교실)씨가 결승점을 통과하자 기다리고 있던 임신한 아내와 아버지 등 온가족이 함께 기뻐하며 격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곧 아빠가 되는 날을 앞두고 있는 그는 해삐(태명)에게 멋진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고 싶어 달리기를 시작했다. 해삐에게 아버지가 끈기를 갖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해삐도 나중에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되면서 갖게된 책임감은 김씨에게 큰 힘이 됐다. 운동을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그는 첫 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된 비결로 ‘꾸준함’을 꼽았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최소 1시간에서 2시간 정도를 운동했고 주 2회 이상을 달리기 교실에서 달리기를 배우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본인과의 약속을 단 한번도 어기지 않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서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다 보답받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첫 대회였던 만큼 그에게도 고충이 있었다. 뒤에 따라오는 참가자가 있다는 게 어렵게 다가왔고, 떨어뜨리려고 빠르게 뛰기도 했다가 느리게 뛰기도 해보는 과정에서 오버 페이스가 되면서 경기 후반부에 체력 소모가 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그의 이번 대회 기록은 1시간22분19초21로 목표했던 기록보다 2분 정도 차이가 났다.

김우빈씨는 “가족들이 응원해준다고 모두 왔는데 1등이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체력이 바닥일 때마다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뛰었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체육일반 최신뉴스더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 뉴스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