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의 ‘나눔 톡톡’>누구나 일 년에 한 번은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입력 : 2025. 01. 07(화) 17:26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지난 연말, 전 국민은 TV 뉴스로 끔찍한 장면을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바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였다. 사고 직후 사망자 수가 23명에서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47명, 58명, 62명으로 늘어났다.

오전에 보도된 사망자 수를 보면서 생존자가 많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우리 혈액원은 혈액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사고 인근지역 병원과 전남대학교병원 등을 통해 혈액 수요량을 예측하고 권역 혈액원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혈액을 확보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은 사라졌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179명 유가족의 슬픔과 자원봉사자들의 행렬이었다. 대한적십자사는 선제적으로 쉘터를 설치하고 담요와 식수를 제공했다. 대형급식차, 샤워 버스. 세탁차, 심리회복지원 버스가 속속 도착하여 유족과 구조대원을 구호했다. 이후 무안 공항과 전국 곳곳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28만 명이 넘었다. 또한 광주 광산구에서 희생된 50대 치과의사를 대신해 그 지역 동료 의사들이 무료로 후속 진료에 나섰다는 소식에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리고 탄핵 시위에 등장한 선결제 문화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슬픔에 빠진 유족들에게도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는 나눔으로 이어졌다.

이렇듯 일주일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각종 구호 물품과 성금이 쇄도하는 등 우리 국민의 따스한 온정의 손길은 큰 사고로 트라우마 빠진 유족을 위로하며 이 참사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당분간 큰 트라우마에 빠져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처럼 예상치 못한 일이 또 벌어질지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이다. 이번 참사가 아니더라도 세월호 때도 그랬고 아파트 붕괴와 이태원 참사도 있었다. 우리는 한순간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우리의 행복한 일상이 눈앞에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일상화되는 것 같아 두렵지만 동시에 이럴 때 마다 우리는 서로 돕는 나눔으로 우리에게 닥친 불행을 슬기롭게 이겨내왔다. 그 결과 이제는 서로 함께해야 우리의 공동체를 지키고 행복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깊은 슬픔을 넘어 어김없이 2025년도 새해가 밝았다.

신년 초에는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누구나 자신의 계발과 성공 그리고 행복을 위해 계획을 세울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할 것이 있다. 바로 서로 돕는 나눔이다.

이번 참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경기침체로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과 온정의 손길을 끊임없이 내밀어야 한다. 백세 철학자 김형석은 그 이유를 “내가 나를 위해서 한 일은 남는 게 없어요”라며, “성공한 인생이란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나누는 보람과 가치를 아는 삶이다.”라고 했다.

새해를 맞아 누구나 일 년에 한 번은 기부, 봉사, 헌혈과 같은 나눔 계획을 세워 보자!

기부를 얼마나 할 것인지, 봉사를 몇 시간 할 것인지? 헌혈을 몇 번 할 것인지?

그리고 이 중에 한가지라도 실천해서 보람과 가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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