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장거리 노선 유치 못하는 무안공항
활주로·이용객 미달
입력 : 2024. 11. 20(수) 18:35
무안국제공항 미주·유럽·중동 등 중장거리 노선을 유치하려는 전남도의 계획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토교통부 및 전남도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2800m에 불과한 활주로를 360m 늘린 3160m로 확장하는 공사가 내년에 완료된다. 도는 지난 2021년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을 국토교통부 기본계획에 포함시키고 지난해 326억원, 올해 75억원의 국비를 확보해 총 492억원을 들여 추진했다. 도는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을 통해 기존 노선 외에도 미주·유럽·중동 등 중장거리 노선 유치 계획을 내놨다. 문제는 활주로 연장에도 불구, 중장거리 노선 유치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타 지역 국제공항의 경우 이상기후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활주로 길이를 장거리 비행 기준치보다 더 늘리고 있으나, 무안공항은 안전성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활주로 연장에 나서면서 중장거리 노선 유치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 인천공항의 경우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 등을 고려해 제3활주로를 4000m로 설계했으며, 대구경북신공항 또한 폭염 시를 고려해 활주로 여유부지 300m를 추가 확보하기로 협의했다. 대구경북신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3500m로, A380 등 중대형 화물기를 포함한 전 기종의 여객 및 화물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다.

무안공항의 저조한 이용객도 발목을 잡고 있다. 무안공항 연간 이용객은 코로나19 이전 100만명에 육박했지만 최근 몇년새 30만명 선에 그치고 있다. 중장거리 노선 유치를 위해서는 최소 100만명 이상 이용객이 유지돼야 한다고 한다. 김해국제공항은 최대 연간 이용객이 1000만명에 달하고 장거리 비행 기준의 활주로를 갖췄음에도 미주·유럽 등의 노선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전남도가 공언했던 중장거리 노선 유치 계획은 현실성을 전혀 고려치 못했다는 평가다. 기존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의 정기노선 확보에도 어려운 상황에서 중장거리 노선 유치 계획이 가당키나 한지 되묻고 싶다. 무안공항이 국제공항이라는 지위를 유지하려면 기존 정기노선의 안정적 공급부터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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