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숲서 '바스락'…야산 에워싼 경찰, 도주 불법체류자 검거
광주경찰 "호송에 만전 기할것"
입력 : 2024. 11. 01(금) 11:54
광산경찰서
경찰이 도박 혐의로 호송되던 중 경찰서 앞에서 도주한 불법체류자를 청사 인근 야산에서 18시간 만에 검거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광산경찰서 인근. 긴급 호출을 받고 투입된 강력·형사팀 경찰들이 청사 인근에 배치됐다.

당일 오전 1시 10분께 도박 혐의로 붙잡힌 베트남 국적 불법체류자 30대 남성 A씨가 호송 과정에서 도주하면서다.

A씨는 경찰서 민원실 앞에서 경찰관을 밀치고 왕복 8차선 도로를 향해 뛰었다.

경찰은 곧바로 경찰서 인근에 경력을 배치, 추적에 나섰으나 당시 A씨의 구체적인 도주 경로는 알 수 없었다.

수색 중이던 경찰은 청사 인근 야산 풀숲에서 ‘바스락, 바스락’ 하는 소리를 들었다.

멀찍이 떨어진 숲을 살피던 경찰은 어둠 속에서 A씨와 눈이 마주쳤다. A씨는 그대로 야산 위로 달아났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체포 당시 뒤로 수갑이 채워진 A씨는 몸을 비틀어 수갑을 앞으로 차면서 뛰는 속도를 높이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달아난 조그마한 야산 일대를 에워쌌다.

경찰은 날이 밝자 산 중턱과 아래에 기동대 등 경력 200여명을 투입해 A씨의 도주로를 차단했다.

도주로가 막혀 옴짝달싹 할 수 없던 A씨는 해가 지고 경찰 수색망이 좁혀 오자 산 아래 주택가로 내려가 몸을 숨겼다.

그러나 누군가 주택가를 서성이던 A씨의 수상한 걸음걸이를 보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의 행적은 구체화했다.

경찰은 주택가 폐쇄회로(CC)TV를 분석, A씨의 도주 경로를 특정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당일 오후 7시 15분께 야산 인근 사찰 공터에 숨어 있던 A씨를 발견했다. 도주 18시간 만이었다.

당시 A씨는 달아나는 과정에서 신발이 벗겨져 맨발 상태였지만 다친 곳은 없었다. A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수년 전 비자가 만료된 뒤 지역에서 일용직 일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에 추방이 두려워 도망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도주·도박·출입국관리법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 외국인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기초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의 신병을 출입국사무소에 인계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발빠른 대응으로 A씨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검거할 수 있었다”며 “피의자 도주로 시민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더욱 호송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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