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대흥사 ‘호국대전’ 건립…나라사랑 정신 기린다
호국의승·순국선열의 넋 추모
단일 전각 중 국내 최대 규모
11월 2~3일 현판식·문화축제
금동관음보살좌상 등 기획전시
입력 : 2024. 10. 28(월) 18:04
해남군 두륜산 일원에 위치한 대흥사. 해남군 제공
대흥사 호국대전 건립을 기념해 오는 11월 2일부터 3일까지 현판식 및 문화대축제가 열린다. 호국대전 전경. 해남군 제공
해남 대흥사(주지 법상스님)에 한국불교의 호국정신을 선양하고 순국 의승군을 추모하는 ‘호국대전’이 건립됐다.

국가유산청 사업 일환으로 7년의 노력 끝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름 없는 영웅들의 넋을 추모하는 공간이 문을 열게 된 것.

호국대전은 순국선열의 가르침을 전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며 내년 사월 초파일까지 대흥사가 소장한 보물 등을 기획·전시할 예정이다.

●7년만에 완공…축하행사 풍성

해남군에 위치한 대흥사는 호국대전 건립을 기념해 11월 2일부터 3일까지 대흥사 호국대전 및 표충사 일원에서 현판식 및 문화대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한 전국교구본사주지스님 및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지원, 정청래, 이헌승 국회의원등이 참석해 호국정신의 가치를 되새기고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는 문화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1월 2일 오전 9시 서산대사 탄신 504주년 기념 표충사 추계제향을 시작으로 뮤지컬 배우 손준호·김소현의 공연과 종묘제례악, 김소영 작가의 글씨당 퍼포먼스 등 문화공연과 함께 법요식, 현판제막식, 국제 학술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본사인 해남 대흥사는 우리나라 대표 호국사찰로 임진왜란 당시 팔도도총섭으로써 의승군을 이끌었던 서산대사의 종통이 이어져 오는 곳이다.

서산대사의 유언에 따라 입적 후 금란가사와 발우 등을 대흥사에 모시고 있으며 경내 서원인 표충사가 건립돼 서산대사와 사명대사, 처영대사의 영정이 봉안되고 정조대왕의 친필 사액이 하사돼 호국사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흥사 호국대전은 이같은 대흥사의 역사적 전통을 이어받아 나라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호국의승과 순국선열 및 이름 없는 영웅들의 넋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추진돼 왔다. 776㎡ 단일 전각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지난 2017년부터 국가유산청 사업으로 7년여의 기간을 거쳐 건립이 완료됐다.

● 국난극복 상징물 등 전시

호국대전은 현대적 의미의 표충사로서 나라사랑의 숭고한 가치를 기리고 선양해야 할 순국선열들의 가르침을 전승하고 교육하는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판식 이후 내년 사월 초파일까지 조계종불교박물관과 총무원 문화부의 협조로 국가유산청이 보유한 괘불탱 아카이브 전시 기획전과 대흥사에서 소장한 △금동관음보살좌상(보물 1547호) △서산대사 금란가사 등 성보들에 대한 기획전시도 진행한다.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제작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후기의 보살상 양식을 계승한 조선 전기 보살좌상으로 평가돼 지난 2008년 보물로 지정됐다.

형태는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오른팔을 자연스럽게 올려놓고 왼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는 윤왕좌(輪王座)를 취하고 있다. 타원형 얼굴에 아래로 살짝 내려 뜬 눈, 포물선을 그리는 눈썹에서 연결된 오뚝한 코, 약간 미소를 머금은 입 등 온화한 느낌을 준다. 목 바로 아래 세줄로 이뤄진 연주문 목걸이를 두르고 좌우대칭으로 양 가슴까지 길게 ‘U’자형의 영락장식이 늘어져있다.

선조대왕이 하사한 서산대사 금란가사는 황금색 바탕에 팔길상문(八吉祥紋)을 표현한 직금단(織金緞)으로 된 겹가사다. 조선 중기 임진왜란 이라는 국난을 극복한 위업이며 한국불교사에 깊이 조명되어야 할 성보로 평가받고 있다.

대흥사 주지 법상스님은 “두륜산 대흥사에 오시면 이곳이 왜 서산스님이 귀의처로 정한 성소이고 한국인의 영적 성지인지 알 수 있다”며 “올 가을 꼭 가보고 싶은 두륜산 대흥사를 방문해 특별하고 의미 있는 아름다운 가을 추억을 남기는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진용·해남=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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