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의 죽음…심리적 불안 속 진실에 대한 갈등
[신간]나에게 진실일는 거짓을 맹세해
헬레네 플루드 | 푸른숲 |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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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 09. 26(목) 16:31
나에게 진실일는 거짓을 맹세해.
아파트 이웃 중 한 사람이 살해당했다. 경찰은 이웃 중 범인이 있다고 단언한다. 나머지 이웃 모두가 그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는 상황이라면 과연 누구를, 무엇을 믿어야 할까. 불륜 상대인 요르겐이 죽은 후 주인공 리케에게 끝없는 난관이 이어진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포위망은 점점 좁혀지고,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털어놓아야 한다. 과연 언제, 어디까지 진실을 말해야 할까.
자상하고 헌신적인 남편 오스먼드에게 요르겐과 바람피웠다는 사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웃과 딸에게는? 말하지 않을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은 없나?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진술해야 경찰이 가족들을 용의선상에서 배제할까? 그리고 요르겐이 죽어 있던 그날, 리케가 여분의 열쇠를 사용해 몰래 그 집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누군가 알고 있다면? 평소 얕게 잠드는 편이었는데도 사건이 일어났던 밤에는 어떻게 그렇게 깊게 잠들었을까? 이웃 중 대체 누가 요르겐을 죽였을까? 여러 의문과 갈등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케는 결국 진범의 정체를 알아낸다. 그렇지만 진실은 절대 그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불륜 사실을 공개할 것인지, 남편이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도록 둘 것인지. 어느 쪽을 선택하든 완벽하고 단란한 가정을 지켜낼 수는 없다. 이러한 극도의 불안 속에서 리케는 범인을 찾아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박적으로 이웃들을 의심한다. 사실 리케에게 이웃 중 누가 범인인지, 왜 요르겐을 죽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이 어떻게 진실이 되느냐, 그것뿐이다.
“가급적 상황을 그럴 듯하게 얼버무”리고 “사실을 조금만 고쳐 쓰면” “그 즉시 모순된 조건들 또한 진실이 될 수 있다”는 리케의 말은 진실과 거짓이 교차하며 만들어 내는, 진실조차 거짓이 되어버리는 지점 그리고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혼란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심리학 박사라는 작가의 이력답게 ‘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는 진실에 관한 모순을 날카롭게 찌르는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죄책감과 수치심에 대한 설명은 독자가 인물들의 모순된 태도에 몰입하고 스스로를 대입하게 이끈다. 또한 독자들에게 두 감정이 인간의 태도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하며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숨겨진 동기를 들춰보게 만든다. 불안감과 긴장감이 옥죄는 가운데 숨겨진 진실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묘한 쾌감이 밀려온다.
독자는 작품 내의 등장하는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된다. 심지어는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리케까지도. 혼란에 사로잡힌 리케가 인지하고 있는 것들이 과연 사실일까? 편견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사실도 진실이 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이렇게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질문이자 답변이 된다.
자상하고 헌신적인 남편 오스먼드에게 요르겐과 바람피웠다는 사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웃과 딸에게는? 말하지 않을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은 없나?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진술해야 경찰이 가족들을 용의선상에서 배제할까? 그리고 요르겐이 죽어 있던 그날, 리케가 여분의 열쇠를 사용해 몰래 그 집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누군가 알고 있다면? 평소 얕게 잠드는 편이었는데도 사건이 일어났던 밤에는 어떻게 그렇게 깊게 잠들었을까? 이웃 중 대체 누가 요르겐을 죽였을까? 여러 의문과 갈등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케는 결국 진범의 정체를 알아낸다. 그렇지만 진실은 절대 그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불륜 사실을 공개할 것인지, 남편이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도록 둘 것인지. 어느 쪽을 선택하든 완벽하고 단란한 가정을 지켜낼 수는 없다. 이러한 극도의 불안 속에서 리케는 범인을 찾아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박적으로 이웃들을 의심한다. 사실 리케에게 이웃 중 누가 범인인지, 왜 요르겐을 죽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이 어떻게 진실이 되느냐, 그것뿐이다.
“가급적 상황을 그럴 듯하게 얼버무”리고 “사실을 조금만 고쳐 쓰면” “그 즉시 모순된 조건들 또한 진실이 될 수 있다”는 리케의 말은 진실과 거짓이 교차하며 만들어 내는, 진실조차 거짓이 되어버리는 지점 그리고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혼란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심리학 박사라는 작가의 이력답게 ‘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는 진실에 관한 모순을 날카롭게 찌르는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죄책감과 수치심에 대한 설명은 독자가 인물들의 모순된 태도에 몰입하고 스스로를 대입하게 이끈다. 또한 독자들에게 두 감정이 인간의 태도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하며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숨겨진 동기를 들춰보게 만든다. 불안감과 긴장감이 옥죄는 가운데 숨겨진 진실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묘한 쾌감이 밀려온다.
독자는 작품 내의 등장하는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된다. 심지어는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리케까지도. 혼란에 사로잡힌 리케가 인지하고 있는 것들이 과연 사실일까? 편견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사실도 진실이 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이렇게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질문이자 답변이 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