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0년 누적 ‘1급 발암물질’ 이대로 둘텐가
확산방지·정화대책 마련해야
입력 : 2025. 07. 20(일) 16:49
지난 40년간 누적됐던 광주광역시 산업단지 내 지하수 오염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산업 발전을 명목으로 환경을 오염시켜온 예고된 재앙이다. 지하수가 오염되면 물의 흐름에 따라 하천으로 유입돼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역 산업단지 오염 전반을 재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때다.

하남산단은 1983년부터 금속가공이나 화학, 전자부품 등 1000여 개의 제조 업체가 가동 중이다. 1990년대까진 폐기물과 토양 오염 물질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산업용 유기용제 등을 방치하거나 무단 매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하남산단 인근 지하 10~35m 깊이의 지하수에서 1급 발암물질 트라이클로로에틸렌(TCE)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 등이 기준치보다 각각 466배, 284배 이상이 검출됐다. 광주 북구 본촌산단 역시 기준치보다 최대 11배 이상 높은 TCE가 검출됐다. 환경 관련 법령이 정비되기 전인 1980~1990년대 사용된 TCE와 PCE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지하수를 비롯한 환경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소중한 자원이다. 환경을 지키지 못하면 지역민의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건강과 안전에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전문가들도 ‘물보다 무거운 TCE와 PCE의 특성상 지하수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하천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업체가 지금도 금속 가공이나 전자 부품 제조 등을 위해 TCE, PCE를 세정용 유기용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금은 별 문제 없이 넘어가더라도, 오염물질에 의해 지하수가 오염돼 물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광주의 미래는 재앙에 다름 아니다.

환경당국과 광주시, 각 자치단체는 지하수 오염의 확산 방지와 정화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 지하수 전수 조사도 신속하게 실시해야 한다. 지하수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업체의 각성도 필요하다. 당장은 괜찮다는 이유로 환경을 무시한 산업은 지속되기 어렵고 ,지역민의 외면을 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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