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강진원>제 값하는 강진군 ‘반값여행’ 정책
강진원 강진군수
입력 : 2025. 02. 27(목) 18:40
강진군이 추진하는 ‘반값여행’ 정책은 단순한 관광 지원책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강력한 경제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 정책은 강진군 연간 예산 6400억원 중 1%도 되지 않는 6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몇 배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는 불황과 경기침체 시기에 필요한 경기부양책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중앙정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혁신적인 정책이다.

경제학에서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정부가 일정 금액을 경제에 투입하면 그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 관광객이 강진에서 10만원을 소비하면 이 돈은 단순히 한 차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제 주체를 거치며 추가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관광객이 숙박업소에서 숙박비를 지불하면, 해당 숙박업소는 이익 중 일부를 직원 급여로 지급하고, 직원은 다시 지역 내 식당, 마트, 편의점 등에서 소비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돈이 순환하며 경제적 가치가 점점 커지는 것이다.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 또한 강진군의 ‘반값여행’ 정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기업 중심의 낙수효과가 아닌, 지역 상권 중심의 낙수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 관광객이 지역의 유명 한정식집에서 2만원짜리 식사를 하면, 해당 음식점 주인은 지역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구매한다. 시장의 채소가게, 정육점, 수산물 가게는 증가한 매출을 바탕으로 농어민에게 더 많은 물건을 주문하게 된다. 이렇게 지역 내에서 돈이 돌고 도는 과정에서 강진군 경제 전체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강진군은 이처럼 적은 예산으로 최대의 경제적 효과를 얻기 위해 전국 최초로 ‘반값여행’ 정책을 도입했다. 이 정책은 관광객의 유입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지역 상인들에게 직접적인, 또 농수축산업 종사자에게는 간접적인 경제적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단순한 소비 유도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의 근본적인 체력을 강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이 많아지면 숙박업, 요식업뿐만 아니라 카페, 기념품점, 전통시장, 체험 관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활력을 찾게 된다.

‘반값여행’ 정책의 효과는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2024년 강진군의 관광객 수는 282만명으로 전년 대비 44만명, 18.5% 증가했다. 지역 상인들은 매출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 한 숙박업소 주인은 “예전에는 주말에만 손님이 있었는데, 이제는 평일에도 예약이 찬다”고 말한다. 또 한 지역 식당 주인은 “관광객이 많아지니 지역 주민들도 외식을 더 자주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반값여행 정책이 단순히 일회성 지원금 지급이 아니라, 지역 내 소비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진군의 이 정책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기존의 단순한 관광지원 정책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지자체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단순한 할인이나 홍보 마케팅에 집중하는 반면, 강진군은 실질적인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여 관광객이 직접 소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가 일어나면, 지역 내에서 돈이 돌며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혜택을 보는 구조가 형성된다.

특히, 강진군은 관광객이 여행 후 사용한 금액을 증빙하면 해당 금액의 50%를 강진사랑상품권(Chak)으로 돌려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상품권은 오직 강진군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유입된 돈이 지역 경제를 떠나지 않고 계속 순환하게 된다. 이는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강진군의 경제 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전국적으로 경제가 침체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강진군의 ‘반값여행’ 정책은 하나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중앙정부도 경기부양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강진군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작은 군 단위에서 시작한 이 혁신적인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 경제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강진군의 ‘반값여행’ 정책은 단순한 여행 장려책이 아니다. 이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며, 지역 상인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정책이다. 작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내고 있는 이 정책이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여, 대한민국의 지방 경제 활성화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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