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73> 이제 곧 땅거미가 밀려드는 시간이다

박하선
박하선

그동안 코로나 대유행으로 좋아하는 여행도 즐기지 못해 답답했는데

이번에는 세계 경제를 휘어잡고 있는 달러가 초강세인 것이 문제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더 가난해지고 말았다.

이제 해외여행 같은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지경이다.

4차산업 운운 하면서 세상이 갈수록 더 좋아질 것 같이 말하는데

적어도 우리들이 누리는 행복감은 여러 면에서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인간세상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거니 해버리면 속이라도 좀 나아질까

요즘 들어 부쩍 세계의 봉이고,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우리지만,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한탄스러울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번영과 도약을 꿈꿀 일이 아니고

존폐를 걱정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답답한 마음 어쩔 수 없어 오늘은 지난 시간들을 불러들여 스스로를 위안해본다

'와디럼'이라는 요르단의 붉은 사막이다.

영화 '아라비아 로렌스'의 무대이기도 했던 이곳을 어떤 이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막이라 칭하기도 한다.

불같던 태양이 지고 있다.

사막의 떠돌이라 말하는 '베두인' 천막을 찾아 간다

화덕을 둘러싸고 앉아 갓 구워낸 빵과 차를 마시고 있는 사이

밖에서는 땅거미가 물안개처럼 밀려들고

영롱한 별들이 하나 둘 깨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