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썰기 연습 인증 사진 보내라"…인권위 '직장 내 괴롭힘'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학교 급식 영양사가 조리사에게 주말 동안 '채썰기 연습'을 시킨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에 따르면, 광주 모 중학교 영양사 A씨는 같은 학교 조리사인 B씨에게 매일 집에서 채썰기 연습을 하는 사진을 카카오톡으로 전송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B씨는 지난해 1월부터 약 50일간 주말, 명절을 불문하고 이 같은 지시를 이행했다.

또, A씨는 약 3개월 동안 다른 조리원들 앞에서 B씨에게 "손가락이 길어서 일을 못하게 생겼다", "손이 이렇게 생긴 사람들은 일을 잘 못하고 게으르다" 등의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

부당함을 느낀 B씨는 지난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교육청은 A씨가 '민원을 일으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주의 조치했다.

A씨는 "채썰기 연습은 안전사고 예방, 조리업무 숙달, 위생관리 측면 등을 고려해 피해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권유한 것이다"면서 "카카오톡으로 채썰기 연습 사진을 보내도록 한 것은 피해자의 동의 하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적절한 언행도 한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인권위는 "A씨가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피해자에게 업무관련 지시를 한 것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 피해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행위"라면 '휴식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 B씨는 A씨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우울감과 불안 등을 호소했다. 진료 결과 스트레스 상황 반복 및 증상 지속으로 업무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면서 이는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A씨는 지난해 정년퇴직 했으나, 괴롭힘 재발 방지 차원에서 학교장에게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