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시선으로 그려낸 섬세한 삶의 무늬

사랑 1그램. 걷는사람 제공
사랑 1그램. 걷는사람 제공

사랑 1그램

홍관희 | 걷는사람 | 1만원

생에 대한 근원적 고찰과 자연에 대한 깊은 사유를 개진해 온 홍관희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사랑 1그램'을 출간했다.

녹색 시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펴낸 '우리는 핵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와 '그대 가슴 부르고 싶다', '홀로 무엇을 하리'에 이은 이번 시집은 한층 농익은 시선으로 자연에 깃든 삶의 무늬를 섬세하고 온기 어린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시집의 주된 배경은 산과 강(남평 드들강변)이다. 삶과 자연의 경계에서 건져 올린 문장들은 자연을 고스란히 닮아 있다. "드들강에서 바라본 각각의 세계는 같지만 같을 수 없다. 같지만 같을 수 없는 각각의 세계에서 눈을 뜰 때 시는 비로소 엷은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는 게 시인의 이야기다.

시인은 '서정적인 가족'과 함께 강가를 거닐었던 그곳에서 '그날따라 유난히 슬프도록 동그랗던 그 달'을 보면서 오래전의 '초록초록한 소년'을 떠올린다. 그리고 '길 잃은 달의 손을 서둘러 잡아 주었던 착한 섬진강'을 보고 이내 깨닫는다. '이십여 년이란 세월이 지나도록' 그 소년은 '그날의 그 둥근 달과 섬진강을 날마다/집으로 데리고 오고' 있다는 것을.

광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1982년 한국시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지금은 나주 남평 드들강변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것들도 보이는 수심 깊은 드들강, 그곳에서 영글은 시인의 시는 '무거운 산'을 이고 진 현대인에게 드들강 강물 한 모금처럼 달고 시원하게 읽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