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72> 사진가와 열하일기ㅡ안시성은 어디인가?

압록강을 건너고, 구련성에서 호랑이를 쫒다가 책문을 통과하면 비로소 청나라에 들어서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사신단의 먹을거리와 잠자리는 청나라쪽에서 제공한다. 멀리서도 우뚝솟은 것이 바로 봉황산이다. 여기서 연암 박지원은 기운이 힘차보이기는 하나 밝고 윤택한 기운은 한양의 도봉산이나 삼각산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정말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여기가 고구려 최고의 요새였던 봉황산성이 잃어버린 안시성을 생각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곳이다. 800m 높이의 봉황산과 고려성자산의 산새가 자연 성벽이고, 그 사이의 좁은 남문과 북문만 지키면 난공불락의 요새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기서 애석하게도 연암은 먼발치로 그냥 지나치고 말았지만 나까지 그럴 수는 없었다. 얼마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고성터 입구에 '한국인 출입금지!' 라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어 쫓겨난 적이 있는 곳이다. 고대의 기록들도 서로 달라서 이곳이 안시성인지, 평양성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성안의 내성리촌 민가에서 촌노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통한의 눈물을 흘리기도 전에 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