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71-4> 한때 '만5세' 허용… 학교 부적응 등 이유 '시들'

■'만 5세 입학' 논의 진행 어떻게
2007년 법 개정 이전에는 가능
학부모들 관심 낮아 입학 저조
역대 정권에서도 수차례 제기
대부분 선진국선 ‘만6세 입학’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과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도종환, 서동용 의원(왼쪽부터)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세 조기 입학 반대를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의 발제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과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도종환, 서동용 의원(왼쪽부터)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세 조기 입학 반대를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의 발제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러 정권에서 입학 나이를 낮추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때는 법으로도 '만 5세 입학'을 허용한 적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부적응' 등의 이유로 현재는 만 6세가 취학의 기준인 상태다.

현재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규정한 법규는 '초·중등교육법'이다. 법 제13조 '취학의무'에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3월1일에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할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조기입학'의 하나로 '5세가 된 날이 속하는 다음 해에 입학시킬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현행법상 한국 나이로 7세에서 8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논란이 되는 '만 5세 입학'이 법적으로 허용된 적도 있다. 2007년 8월3일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기 전이다.

법 개정 이전 취학의무는 '만 6세가 된 날의 다음 날 이후'였다. 예외적으로 '초등학교의 학생수용능력에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만 5세 아동의 취학을 허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뒀다.

'만 5세 입학 허용'은 1995년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생긴 조항이다.

다음 해 개정된 법이 시행되자 일선 교육청에서도 만 5세 입학을 허용하는 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1996년 당시 지침을 통해 1학년 학급당 재학생 수의 10% 내 범위에서 만 5세 입학을 허용했다.

하지만 '현장'의 호응은 떨어졌다. 당시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1999년 충주교육청이 관내 22개 초등학교 55명의 5세 어린이를 취학시키기로 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학 신청을 받았는데, 40%인 22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실제 입학은 더 적었다. 교육청이 학교별로 적응 및 학습능력 등을 고려해 입학을 허용한 만 5세 어린이는 16명에 불과했다.

만 5세 어린이의 초등학교 입학이 해마다 줄었다는 보도도 있다. 2004년 3월24일 자 '연합뉴스' 보도다. 경남도교육청이 만 5세 입학이 허용된 1996년 이후 조기입학생 수를 조사해봤더니 1996년 223명에서 97년 260명, 98년 228명, 99년 419명, 2000년 429명으로 꾸준한 증가세였다. 그러나 2001년 286명으로 급감한 뒤 2002년 191명, 2003년 206명이 입학한 데 이어 2004년에는 162명만이 조기입학을 신청하는 등 조기입학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은 점차 시들었다.

2007년 법 개정을 통해 '만 5세 입학 허용' 조항을 삭제한 배경인 셈이다.

법 개정 이후 '만 5세 입학'은 여러 번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09년 11월25일 당시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문제에 대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지만 가급적 이명박 대통령 임기 안에 시행했으면 하는 것이 희망"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인 2012년 12월에는 정부가 '중장기전략 보고서'를 통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앞당기거나 초·중·고교 학제를 현재보다 1년씩 줄여 노동시장 진입 연령을 낮춰야한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2015년에는 당시 새누리당이 학제개편과 함께 초·중고 입학 시기를 1년씩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2017년 2월에는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만 3세에 유치원에 입학해 '2년(유치원)+5년(초등학교)+5년(중학교)+2년(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로 구성되는 새 학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안대로라면 초등학교는 만 5세에 입학하고 사회진출도 현재보다 1년 빠른 만 18세에 하게 된다. 이 같은 제안이 당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미 있는 제안"이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2019년 10월에는 당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이 취학연령을 앞당겨 만 5세부터 초등교육을 하는 방안이 포함된 학제 개편안을 내놓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공약을 통해 '오랫동안 유지돼온 6~3~3 학제를 시대 상황에 맞춰 다양한 학제가 허용되도록 논의하고 취학연령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

2019년 기준 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등 26개국이 만 6세 입학이다. 만 5세 입학은 호주와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3개국에 불과하다. 영국도 만 4~5세로 만 5세 미만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핀란드, 스위스 등 8국은 만 7세 입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