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오월의 광주는 성별 넘은 시민 모두의 승리였다"

●5·18 여성 아카이브 전시 '사라지고, 살아지고'
항쟁 참여자 증언 등… ‘오월여성’ 의미 조명
전 세계서 방문… “여성 조명의 시작 됐으면”

성균관대학교 유학생들이 5·18기념재단을 방문해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최경훈 5·18기념재단 팀장 제공
성균관대학교 유학생들이 5·18기념재단을 방문해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최경훈 5·18기념재단 팀장 제공
5·18기념재단이 2022년 2월28일까지 1980년 이후 여성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 '사라지고, 살아지고'를 개최한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기념재단이 2022년 2월28일까지 1980년 이후 여성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 '사라지고, 살아지고'를 개최한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은 광주 시민 모두의 승리였어요. 여성, 남성 가리지 않고 모두가 역사의 주인공입니다."

5·18기념재단이 지난 10일부터 1980년 이후 여성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 '사라지고, 살아지고'를 개최했다. 전시는 2022년 2월28일까지 이어진다.

5·18은 그동안의 진상규명 과정에서 국가 폭력에 대항한 시민군(남성) 중심으로 전개됐다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시신을 수습하고 가족이 아닌 이에게 주먹밥과 피를 나누던 사람들은 주로 여성들이었다.

재단은 이번 전시를 통해 5·18 당시 여성 활동의 관계성에 주목한다. 항쟁 당시 여성들의 활동이 현재의 실천과 연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을 전시 공간에 표현했다.

제1 전시공간에는 '숨겨진 자, 말 없는 자 그들은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없나요?'라는 주제로 항쟁 당시 사진 속에 숨겨져 있던 여성의 활동을 끄집어내고 관련 여성의 증언 등을 소개해 '사라진' 여성을 다시 불러온다.

제2 전시공간에는 '우리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시민이다'라는 주제로 5·18항쟁에 참여했던 여성들의 증언 영상을 선보인다.

제3 전시공간에는 '가족, 어머니:5·18의 이미지'를 주제로 5·18 기록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여성(가족·어머니)의 이미지와 이미지가 만들어낸 시선들을 검토한다.

제4 전시공간에는 '우리의 항쟁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광주의 여성이다'를 주제로 5·18항쟁 전후 여성들의 활동과 관련 자료를 보관, 현재 그들의 다양한 실천을 소개한다. 광주의 오월여성들은 지금도 여성의 목소리를 알리고 기억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여성은 나약하기 때문에 역사의 주체로 나설 수 없다'는 인식에 맞선 광주의 여성을 조명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다양한 여성들의 활동과 5·18 당시 상황을 알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방문한 관람객을 맞이하는 중이다.

울산에서 온 견혜경 씨는 "평소에 사회학을 공부하며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광주에 오게 됐다"며 "5·18은 배울수록 안타깝다. 사실 당시에도 전국에서 일어났어야 하는 항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쟁 당시 여성의 활약을 조명하는 전시는 의미가 깊다. 5·18뿐만 아니라 여성의 활동 등이 전 국민에게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유학생들도 5·18을 배우기 위해 방문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비에보크 헤드윅 씨는 "5·18의 역사를 잘 알지 못했는데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조금 배웠다. 광주 방문 중에 재단을 알게 돼서 방문했다"며 "신군부의 행동은 정말 충격적이지만 그와 동시에 광주시민의 형제자매 정신, 함께 버티는 믿음 등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온 다이앤 에다티나캄 씨는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광주에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있다는 것만 알았었다"며 "전시를 보며 당시 항쟁에 참여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인내심에 감명받았다. 부당한 독재 정부와 맞서 싸우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이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평을 받는 전시에 이어 재단은 향후 오월여성을 조명하는 연구 조사를 지원하고 광주 여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확장할 예정이다.

박진우 5·18기념재단 연구실장은 "5·18 당시 여성의 활동은 시대적 상황과 인식으로 터부시되거나 조명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5·18 정신은 '나눔'이고 타인의 고통에 손 내밀며 공감하는 것이다. 주먹밥을 나누고 시신을 수습하고, 관을 구하러 다니는 것은 절대 부차적으로 다룰 부분이 아니며 남성의 활동과 함께 조명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가 재단뿐만 아니라 여성 단체 등에서도 전시를 하게 되는 단초가 됐으면 한다"며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남성보다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들을 구술·연구·전시 등으로 재조명할 기회가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5·18기념재단이 2022년 2월28일까지 1980년 이후 여성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 '사라지고, 살아지고'를 개최한다. 김해나 기자
5·18기념재단이 2022년 2월28일까지 1980년 이후 여성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 '사라지고, 살아지고'를 개최한다. 김해나 기자
5·18기념재단이 2022년 2월28일까지 1980년 이후 여성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 '사라지고, 살아지고'를 개최한다. 김해나 기자
5·18기념재단이 2022년 2월28일까지 1980년 이후 여성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 '사라지고, 살아지고'를 개최한다. 김해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