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방의 단상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지옥'이 공개 첫날 전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에 올라 '오징어 게임'의 흥행의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드라마 인기 덕분에 원작 웹툰에 대한 해외 독자들의 관심과 문의가 쇄도해 국내 웹툰 서비스 업체는 해외에서도 해당 콘텐츠를 연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동명의 원작 웹툰 '지옥'은 연상호 감독이 집필하고 웹툰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작화를 담당, 2019년 8월 '프롤로그' 편을 시작으로 네이버웹툰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지난해 9월 완결된 작품이다. 이번 드라마 '지옥'도 연감독과 최작가가 연출과 각본에 직접 참여했다고 한다.연 감독은 2016년 영화 데뷔작 '부산행'으로 1000만 감독 대열에 합류했고,'지옥'은 그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시간을 거슬러가보자. 2014년 금토요일에 방영된 케이블TV 드라마 '미생'은 드라마 제목을 딴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이 드라마 역시 윤태호 인기 웹툰 '미생'이 원작이다. 이처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웹툰이 대세가 되면서 과거 만화방이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웹툰(webtoon)은 웹( World Wide Web·인터넷에서 정보를 교환하는 시스템)과 (cartoon·만화)의 합성어다.만화가 인터넷상에서 소비되다보니 자연 아날로그 공간인 만화방이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호남통계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서점 대여업체수는 2019년 기준 51개로 집계됐다. 이중 만화 대여점수는 대략 20~30개로 추산될 뿐이다.이는 해당업계의 가늠치다.호남통계청이 만화대여점 업종으로 별도의 통계를 내지 않고 있어 정확한 현황은 알 수 없다. 40~50년전 학교 주변에 한 개꼴로 있었던 개인 영세 만화방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지조차 파악할수 없다. 만화대여점 성격도 과거 1970~80년대 만화방과는 크게 달랐다.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 만화카페와 서적대여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영업 방식도 현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대여하는 만화책 권수에 따라 요금이 책정되는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이용 시간대별로 요금을 부과하는 스터디카페 영업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었다. '(만화)보고, 먹고, 놀고, 자고'라고 쓰여진 광주 한 만화카페 영업 문구를 보면 요즘 만화방이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초등· 중등 시절 방과후 학교 주변 만화방에서 살다시피한 경험을 한 사람으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만화가 소비되는 공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고 '고독한 청춘의 아지트이자 놀이터'였던 만화방의 친근한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지만 오락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만화가 가진 고유한 매체 특성으로 인해 그 효용 가치가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린시절 만화의 매력에 빠졌고 삶에 순기능이 많았다고 여기는 사람으로서 만화 콘텐츠의 무궁한 발전을 바란다. 드라마와 영화의 원소스가 됨으로써 문화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데 밑거름이 되고 있는 만큼 국내 만화산업 생태계가 더욱 튼실해지기를 기대한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