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북미관계, 항구적 평화체계, 완전한 비핵화 큰 그림”
70여년 적대 북미정상
평화정착 위한 첫 대화
‘세기의 담판’ 외교 해법
큰 틀 합의점 도출 의미
2018. 06.12. 21:00:00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오찬을 함께 한 후 산책하고 있다.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에서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과거 북한과 미국은 관계 개선을 위해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댔다. 1994년 제네바 협약을 시작으로 2004년 공동 코뮈니케,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두 나라 정상이 직접 만나 합의문에 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던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났다는 사실 만으로도 과거 합의나 선언을 뛰어넘는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그간의 북한과 미국의 합의나 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문서지만 합의 주체와 성격이나 내용에 있어 차이를 보였다. 북한과 미국은 1994년 10월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제네바 합의는 영변 흑연감속로 등의 ‘동결’에 초점을 맞췄다. 영변 핵시설 포기의 대가로 경수로 제공과 중유 제공 방안을 명시했다.

2000년 10월 조명록 부위원장의 방미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을 방문을 계기로 북미는 상호 주권인정과 적대관계 청산,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추진 등을 뼈대로 한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발표문에는 △종전 논의를 위한 4자회담 △상호 적대의사 포기 △주권 존중.내정 불간섭 △핵시설 추정지역 사찰 △연락사무소 개설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반테러 노력 지지 등 당시 북미 현안이 총망라됐다.

이후 2005년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미국 뿐 아니라 주변국인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한 6자 회담을 통해 ‘9.19 6자 공동성명’이 탄생했다. 그간의 양자 합의가 아닌 다자간 합의라는 점에서 국제적 구속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었다.

당시 공동 성명에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 및 핵 프로그램 포기’를 넣어 처음으로 비핵화에 관한 문구를 명시했다. 안정 보장을 위해 ‘핵이나 재래식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으로 만나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미북 관계 정상화 추진 △포로 및 전사자 유해 송환 등을 골자로 한 4개항에 합의했다. 13년 만에 나온 북미간 약속이다.

관심을 모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란 문구가 포함됐지만 기대 했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는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

과거 제네바 합의에서 영변 흑연감속로 동결을, 9.19 공동성명에서는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 포기를 명문화했던 것보다 추상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남북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4.27 판문점 선언’에 처음 등장한 ‘완전한 비핵화’, ‘핵 없는 한반도’라는 문구를 이어 받은 수준이다.

다만 과거 선언은 정치적인 이유로 상당 부분 이행되지 않았지만 이번 합의는 두 정상이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직접 만나 서명까지 했다는 점에서 계속된 협의를 거쳐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70년 만의 역사적 북미 정상의 만남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대치 상황을 끝내고 외교적으로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정하기보다는 큰 틀에 합의점을 찾는 데 집중을 것이란 관측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첫 정상회담에서 아주 구체적 내용보다는 밑그림 정도 그렸다. 새로운 북미관계, 항구적 평화체계, 완전한 비핵화의 큰 그림을 그렸다”며 “실무적 내용은 앞으로 추후 북미 간 회담 통해 만들어가고 CVID나 체제안전보장은 (실무회담에서)정리되면 정상회담 열어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전체 과정과 단계 속에서 평가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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