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홈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광주 지구단위계획, 건설업체 배불리기 수단 전락"
계획만 수립해도 땅값은 최대 6배 폭등
개발이익 주민아닌 시행사와 건설사 몫
2017. 10.12. 00:00:00
광주에서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구역의 공시지가가 수립 이전과 비교해 최대 6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체들이 미개발지역을 고층아파트로 개발하면서 지가 상승을 이끌고 고가의 아파트로 분양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건설은 서구 모 지역에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한 지구단위 계획을 세웠다. 이곳의 땅값(공시지가)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전체 면적의 땅값 상승분이 무려 621억원이었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전 이곳의 땅값은 100억원 가량이었다. 대표지번 공시지가도 15만원에서 68만원으로 455.3%가 증가했다.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수립만으로도 땅값이 천정부지로 뛴 것이다.

비단 이곳 만의 일은 아니다.

윤희철(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획부장), 홍상호(전남대 조교), 윤현석(도시 및 지역개발학 박사) 등이 작성한 광주 지구단위계획(주택법 의제) 운영실태 연구에 따르면 계획이 수립된 35개 지구(2004∼2015년) 중 아파트 건축이 마무리된 26개 지구의 사업 전후 공시지가는 작게는 56억원에서 최대 621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

공시지가 상승이 600억원 이상인 곳이 1곳, 500억원 이상 2곳, 400억원 이상 3곳, 300억원 이상 5곳, 200억원 이상 2곳, 100억원 이상 8곳, 100억원 미만이 6곳이었다.

연구팀은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해당 구역과 주변의 지나친 지가상승을 이끌고, 이로 인한 개발이익은 일반 거주민이 아닌 시행사와 건설사로 배분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지구단위계획 수립도 지역 주민이 제안하는 방식이지만 대표지번의 소유주는 건설업체(16곳)나 토지신탁회사(18곳)가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절반 이상(20곳)은 외지업체로 주민제안 취지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면적도 전체의 69%가 3만㎡ 이하 소규모였고 개발행위 전 토지의 지목도 임야와 전답이 각각 11곳과 10곳에 달했다. 건설사들이 도심내 자투리 땅이나 외곽의 값싼 토지를 매입해 고층아파트단지를 조성한 것이다. 이들 구역의 인접 용도지역 역시 고층아파트가 아닌 녹지나 저층 주거지역이었다.

연구팀은 "광주의 아파트 건설은 지구단위계획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도심과 시 외곽의 자투리땅이 고층ㆍ고밀 아파트 건설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주변과의 부조화, 경관ㆍ미관 침해, 과도한 지가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시가 공공을 위한 '개발권'을 건설업자에게 넘겨주면서 개발이익의 환원, 경관 개선, 주변 지역과의 조화 등을 위한 조치를 게을리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연구팀은 지구단위계획에서 거주민으로 입안주체를 명기할 것과 1만㎡ 이상이면 개발이 가능한 면적 기준의 상향, 지역적 특성과 환경 분석ㆍ평가 뒤 지구단위 계획 시행, 고층ㆍ고밀 개발에 대한 별도의 관리기준과 개발이익 환수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성장 기자 sjhong@jnilbo.com

기사 목록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