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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지방선거서 어찌 될까
2017. 06.01. 00:00:00
고전, 쉽지 않을 것 같다. 지난 총선의 환호는 기대하기 힘들다. 지방선거가 1년 앞인데, 미리 보는 선거 지형이 국민의당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의 3각 프레임을 벗어날 '비책'도 안 보인다. 오늘 보다 내일이 더 암울하다. 지금이야 '호남 지지율 5%'를 대선 후유증 쯤으로 덮고 가지만, 반등 카드가 있을까 싶다. (@@@칼럼 게재 후 제보 조작과 밥 아줌마 막말사건이 터졌다. 지지율을 논하기에도 뭐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벌써부터 촘촘하게 선거 전략을 짜는 듯하다. 크게 3대 트랙 전략이다. 1트랙은 5ㆍ18 헌법전문 수록이다. 5ㆍ18헌법은 적폐 청산과 개혁, 호남을 상징한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의 결정체다. 호남에게 5ㆍ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역사의 승리를 확인하는 종결 판이 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개헌 국민투표와 동시에 치러진다. 5ㆍ18 개헌 공약이 즉, 지방선거 공약이 되는 셈이다. 내년 38주년 5ㆍ18기념식의 핫이슈는 단연 헌법일 수밖에 없다. 집권 여당의 승리, 개헌승리를 통한 5월의 역사적 승리, 참으로 매력적인 선거 로드맵이다.

2트랙은 일자리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공약은 정치소비자의 욕망에 조응한다. 일자리 공약은 단순하나, 파괴력이 만만치 않다. 나와 내 자식의 취직 자리를 만들겠다는데 누가 반대하랴.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니 벌써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미취업자)들이 환호한다지 않은가. 국민의당이 "일자리는 기업 압박"이라 반발하는데, 국민 생각은 그게 아니다.

출범 한 달도 안 된 문재인 정부가 놀라운 건 바로 '진보의 현실감'이다. 흔히 진보주의자들은 명분과 거대담론, 추상을 먹고 산다. 먹고 사는 눈앞의 현실에는 다소 둔감하다. 분배에 방점을 찍고, 성장은 고려하지 않은 견해가 한 사례일 테다.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론의 핵심은 결국 좋은 일자리이다. 개인과 가계의 소득 증대를 통한 경제의 선순환을 염두에 둔다. 동일 노동의 급여를 올리는 정규직 전환도 결국 가계 소득을 높이는 방안이다. 일자리 프레임은 야당이 공격하기 쉽지 않은 어젠다이다.

3트랙은 '문재인 소프트 파워'다. 지도자의 품격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불통, 권위주의에 진저리친 국민들은 문 대통령의 소탈한 면모에 열광하고 있다.

그는 진보적 가치를 내세우면서 막말, 거친 태도, 우월적인 독선을 자행하는 동료들에게 영 못마땅해 했다. 그는 튀는 인사 보다는 조용한 겸양 스타일을 선호한다. 이낙연 총리, 김부겸, 김영춘 의원이 대표적이다. 거친 선거판에서 착한 후보자는 카리스마의 부재로 보였다. 반면에 착한 대통령은 겸양의 낮은 지도자로 국민을 끌어안는다.

5ㆍ18 헌법으로 진보의 가치를 세우고, 일자리로 국민의 바람을 해소하며, 소프트 파워로 국민을 끌어안는 게, 내년 민주당의 지방선거 프레임이다.



공은 국민의당으로 넘어왔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총론적으로 5ㆍ18헌법, 일자리 트랙을 반대할 수는 없을게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문제는 '상대의 링'에서 뛴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짜 놓은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또 하나 곤혹스러운 것은 국민의당이 야당을 강조할수록 호남에서 지지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가히 '야당 반비례 공식'이다. 이낙연 총리 인준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뭔가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보여 줄려니, 되레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난리가 났다. 국민의당은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국민의당의 보다 근본적인 위기는 정체성에 있다. 국민의당은 정강정책에서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로 적폐청산, 국가 대개혁'을 주창하고 있다. 마치 민주당 정강 같다. 민주당을 뛰어넘는 합리적 진보, 바른정당을 물리치는 개혁적 보수가 가능할까. 민주당의 대체재인가, 아니면 보완재인가. 국민의당, 정체성을 보여줄 콘텐츠는 무엇인가.



국민의당은 지난 호남 총선에서 쉬운 선거를 했다. 안철수와 반문정서만 팔면 됐다. 이제, 안철수, 반(反)문재인 정서는 사라졌다. 다시 가게를 열려면 매장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눈길 잡는 신상품이 있어야 한다. 전문경영인도 영입해야 한다. 직원들은 발이 부르트도록 골목을 누벼야하지 않을까. 폐업하지 않을 바에야…. 근데, 잠잠하다. 거친 바다를 헤쳐 갈 선장도 안 보인다. 아뿔싸, 나침반도 없다니.

이건상기획취재본부장gslee@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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