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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이재명 시장을 선택할까
2016. 12.15. 00:00:00
아직은 모르겠다. 그를 눈여겨보는 건 맞다.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3개월 전과 천양지차다. 담배씨에서 호두만큼 커졌다. 급 상승세는 탄핵정국과 호남의 지지에 기인한다. 호남지역 일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을 간발의 차로 앞섰다. 안철수, 문재인 등 마땅찮은 카드를 쥐고 있다가 탄핵정국에서 이재명이라는 새 카드를 만났다고나 할까.(※홈페이지 전일칼럼 9월8일자 '대선, 이재명 시장을 주목한다' 참조)

실상 야권 대선 후보를 결정할 날이 많지 않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3월(노무현 대통령 심의 기간 감안)에 인용되면 5월 대선이다. 심리기간 180일을 질질 끌어도 8월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더불어 민주당 대선후보를 3월말에, 아니면 6월 이전에 뽑아야 한다. 물리적으로 보면 헌재 심리 중에 경선이 열릴 수도 있다. 또다른 야당인 국민의 당은 제3지대(반기문 참여)가 성사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대선후보를 보는 호남의 기준은 3가지다. 첫째, 시대정신과 호남의 조응이다. 호남은 최우선적으로 시대정신과 상통하는 후보자를 선택해 왔다. 반기문과 호남이 쉬 결합하지 못하는 이유다. 201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이번은 기존과 확연하게 다르다. 촛불혁명을 통해 대통령을 쫓아내고 치르는 조기대선이다. 촛불 민심이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촛불민심+ 탄핵=공정한 대한민국이 아닐까. 온갖 편법과 특혜, 부정이 난무했던 최순실과 공범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보면서 깨끗, 공정, 기득권 청산을 떠올린다. 호남은 공정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건설자가 누구인지를 본다.

둘째, 표의 확장성이다. 호남은 당장의 지지도보다는 본선 경쟁력을 감안한다. 지난 대선과 달리 지역과 이념 보다 세대가 보다 우선시 될 것이다. 우리가 남이가, 종북 덧씌우기는 낡은 수법이 돼 버렸다. 촛불혁명과 탄핵의 학습효과이다. 수도권과 40~50대 세대 투표에서 확장성을 갖는 후보가 유리하다. 여기에 신상품이라면 더할 나위없다. 신상품은 기득권과 무관(공정)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다선(多選)과 오래 본 인물을 기득권으로 간주한다. 호남은 늘 신상품을 찾았다. 김두관, 손학규, 안철수도 한때 '신상'이었다. 본선에서 만날 수 있는 비박 신상품도 염두에 둘 것이다. 유승민 의원이 그 중 하나다.

셋째, 후보 캐릭터이다. 호남 선호 캐릭터가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기 힘들다. 호남이 싫어했던 인물군을 역으로 뒤집어 보면 선호 캐릭터가 도출된다. 한마디로 '쌈박한 후보'다. 쌈박하다는 산뜻하고 깔끔하다는 전라도 방언이다. 경상도 사투리 '아싸리하다'란 말과 통한다. 호남에서 지지를 받으려면 '솔찬하시' '쌈박해부러' '대찬데가 있드랑게'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호남의 기준은 결국, '기득권을 혁파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는 대차고 쌈박한 신상품 '이다. 호남이 이 시장에 관심 두는 건 그가 호남의 기준에 일부 부합하다고 보기 때문 일게다. 물론 문재인, 안철수, 안희정, 박원순도 공약수가 넘치지만.



이재명 시장이 호남의 선택을 받으려면 뭔가 더 채워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안정감, 국민의 현실적 욕구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다. 친일, 독재, 부패의 청산도 필요하지만, 다가올 대한민국의 비전도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대중의 제도적 민주주의 완성(국가인권위 신설 등), IT산업의 부흥, 남북 화해협력과 노무현의 국가 균형발전(행정수도와 공기업 이전)전략 같은 것이다. 국민들은 거대담론도 보지만, 일자리 등 현실적 요구(서민 니즈ㆍNEEDS)에도 얽매인다. 이재명 표 사이다는 분명 청량감이 넘친다. 허나, 탄산수는 오래 많이 못 마신다. 구수한 숭늉의 안정감도 겸비해야 한다.

호남은 아직도 문재인 고문과 안철수 전 대표에 마뜩찮아 보인다. 집권 여당의 사분오열, 대통령 탄핵, 여론조사 1위로 차기 대권이 눈에 보이는데도 호남은 그를 '쌈빡하게' 밀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대선 여론조사에서 야권이 한번이라도 1위를 한 적이 있었던가. 근데 문재인이 1위를 달리고 있는데도 호남은 떨떠름하다. 뭔가 까닭이 있다. 이재명 시장이 호남을 더 깊이 공부해야 할 이유다.



호남민은 참으로 존경스럽다.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에 분노하며, 미래를 투시한다. 어찌알고 4년 전 광주시민은 박근혜에게 단 7%만 주었을까. 지금 지지율처럼….


이건상 기획취재본부장gslee@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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